▲강당인 채진루의 귀갑살문안병기
돌층계가 끝나는 바로 왼쪽에 절의 강당인 채진루가 있다.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이루어진 채진루는 책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의 지붕을 한 2층 맞배지붕 건축으로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152호로 지정되어 있다. 두 차례의 큰 불로 말미암아 이젠 옛 면모를 잃어버린 화방사에서 그나마 지난 흔적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당우는 이곳 채진루뿐이다.
채진루의 문은 울거미에 거북잔등과 같은 연속적인 육각형 무늬의 살대를 짜 넣었다. 장생불사를 뜻하는 거북은 십장생의 하나로 이 귀갑살문은 장수를 기원하는 뜻을 지녔다.
채진루를 떠나 대웅전으로 발길을 옮기면 절 마당 한 가운데 새로 조성한 9층 석탑이 우뚝 버티고 서 있다. 아주 환한 흰 빛깔을 띤 모습이다. 저 흰 빛깔이 얼마만큼 많은 눈보라와 비바람, 뇌성벽력에 씻기여야 깊고 중후한 돌맛을 풍기게 될는지 까마득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