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왜관요 시문 찻사발한국공예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의 찻사발 53점이 500년 만에 처음으로 전시되고 있다. 청주불교방송이 지난 8일부터 <500년 만의 귀향>이라는 주제로 충북 청주의 한국공예전시관에서 열고 있는 이 특별전은 조선시대 도자기의 우수성과 우리나라의 차문화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조선찻사발은 500여 년 전 일본에 무역이나 주문 등을 통해 수출되거나, 빼앗긴 것들을 익명 요구한 부산 거주 국내인에 의해 수집된 것들이다. 그는 30년 이상 긴 세월과 온 재산을 조선 찻사발의 매입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기들은 조선 전반기의 분청사기와 경남 진해 웅천지방의 웅천사발류, 연질백자류, 지방가마와 부산 왜관요에서 제작된 찻사발들이다. 제작기법은 덤벙기법, 인화기법, 귀얄기법, 조화기법, 철화기법 등 매우 다양하다.
소박하고 고졸한 듯 하면서도 넉넉하고 우아한 기품을 지닌 전시장의 이도다완은 관람자의 마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전시는 일본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다케다신겐 장군이 사용했던 찻사발 등 족보있는 귀중한 작품들만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청주시문화사업진흥재단의 변광섭 부장은 "조선의 찻사발은 천지음양의 기를 상징함과 동시에 아랫면은 여성의 가슴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 찻사발로 차를 마시는 것은 모유를 마시는 것과 같다"며 찻사발에 포함된 철학적인 삼라만상의 우주의 이치를 설명해 주었다.
이 작품들은 총 53점으로 시가를 따질 수 없지만, 수억대에서 1조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자기는 '출토'와 오랫동안 사용해 내려온 족보있는 '전세'로 구분되는데, 이번 특별전에는 족보있는 귀중한 작품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이번 특별전은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아 차문화에 관심이 많은 애호가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 다기들은 습도와 빛에 민감해 습도가 조정되는 유리관 안에 보관 중이며, 조명 역시 은은하게 하는 등 주최측은 작품들의 훼손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500년 만의 귀향>은 7월 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