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을 살아라

1인 5역을 해내는 대학생이 주는 메시지

등록 2004.06.22 08:57수정 2004.06.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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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제 소개를 할 때마다 고민이 됩니다. 구성작가 겸 DJ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소설가라고 해야 하나요. 전부 애착이 가기 때문에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죠."


사실 어느 것 한가지만으로 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어느 것 하나 욕심내지 않을 수 없는 그의 성격도 그렇지만, 그를 한 가지 틀에 가두기에는 갖고 있는 재주와 끼가 아까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목원대 광고홍보학과에 대학중인 김중완(21)씨는 학생이라는 신분 외에도 많은 명함을 갖고 있다. 사이버 방송과 공중파 방송의 DJ, 자신이 집필한 소설을 세상에 내놓은 소설가, 작사가와 작곡가, 그리고 공인중개사라는 이색 명함까지 무려 5개의 직업을 소유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평범했던 학생이 세간의 이목을 끌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시절 사이버 방송을 진행하면서부터다. DJ '견우'로 사이버 방송을 시작한 그는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만 명이 넘어가면서부터 팬클럽까지 생겨났다. 하루에 걸려오는 전화만도 500여 통, 문자는 한달에 4000건 정도를 받는다. 어느 톱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다.

"그 당시 음악방송이 지금처럼 활성화 되지 않았는데 저는 초기에 시작한 거죠. 많은 사람들이 제 방송을 듣고는 해보고 싶어 하고, 그런 사람에게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어요. 흥미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뭔가에 빠지면 죽고 싶을 정도로 몰입하는 성격 탓인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DJ를 하면서부터 작사 작곡도 시작했다. 청취자에게 랩이나 노래를 라이브로 들려주고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도 불렀는데, 그 후부터 "이 곡이 어떤지 봐 달라", "작사 작곡을 부탁한다"며 기획사로부터 많은 의뢰를 받고 있다. 현재 40곡 정도를 작곡했고 가수에게 불러진 곡도 여러 개.


소설을 하루에 열권씩 읽을 정도로 독서광인 그는 스무 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로드 오브 마스터'라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 '반지의 제왕'처럼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군주와 기사들의 일대기를 그린 이 소설은 한달 조회수만 280만 건에 이르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자 여기저기서 출판 제의가 쏟아졌다.

현재 4권까지 출간된 상태로 완결되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작품의 계약까지 마쳤다. 새 작품은 게임 개발사에서 "게임으로 만들어보자"고 제의해 온라인 게임의 원작으로 나올 계획이다.


얼마 전부터는 공중파 방송의 DJ도 맡았다. 대전 MBC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DJ 견우 무한 중독세이’라는 고정 코너를 시작한 것. 주말마다 방송되는데 자신이 직접 구성하고 대본을 집필해 진행까지 오로지 자신의 마음대로 꾸며지니 신날 수밖에 없다.

“일은 재밌으면서도 힘들어요. 하지만 페이스가 무너질까봐 중간에 쓰다가 멈추는 법이 없어요. 목 디스크에 걸릴 정도로 잠도 못자가면서 24시간 내내 소설만 쓴 적도 있죠. 남들은 여가시간으로 즐기는 책, 영화, TV가 저한테는 일의 일환입니다. 소재를 구하고 구성을 생각하거든요.”

하루에도 몇 번씩 기획사, 출판사, 방송국을 오가고 방송원고와 소설집필, 음악을 작곡하느라 분주한 생활. 현재 그가 이뤄놓은 모습만을 보고는 쉽게 해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그의 숨은 노력을 보지 못했기에 드는 단편적인 생각일 뿐이다.

때로는 “남들이 10년 동안 할 일을 너는 그 나이에 이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그는 10년 후에 자신이 아직도 이 일만을 하고 있으면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더 많은 노력을 한다.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회계사 공부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취득했을 정도로 야무진 면을 지녔다.

“어떤 사람은 한 가지 일만 하라고 하는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음악 방송의 청취자들이 제가 쓴 소설을 많이 읽어줬기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도 있었고, DJ를 하면서 많은 음악을 접하니 작사, 작곡, 믹싱 작업을 할 수 있게 됐고, 글을 쓰니 방송 구성도 할 수 있는 것이잖아요.”

이제 스물한 살. 마냥 어리게만 볼 수 있는 나이건만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 다부진 한마디를 던졌다.

"누구다 다 할 수 있는 일인데 다만 도전을 안 할 뿐이죠. 제가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너무 과정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래 시간을 준비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부딪혀 보면서 도전하는 것이 습득능력을 키워주지 않을까요. 20년 동안 준비하는 것보다는 5년 준비하고 여러 번 도전하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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