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75개 서울 동시분양 분양가 '담합의혹' 제기

같은 시기 같은 지역서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 비슷한 수준

등록 2004.06.24 14:51수정 2004.06.24 15:05
0
원고료로 응원
a 경실련이 24일 강철규 공정위원장에게 제시한 서울시 75개 단지 분양시기별 평당분양가 현황 자료.

경실련이 24일 강철규 공정위원장에게 제시한 서울시 75개 단지 분양시기별 평당분양가 현황 자료. ⓒ 경실련 제공

경실련이 서울시와 건설교통부를 향해 또다시 포문을 열었다.

경실련은 지난 21일 서울시가 동시분양아파트가 폭리를 취하도록 방치했다며 건교부와 서울시를 동시에 감사청구한데 이어 이번에는 동시분양아파트 건설사의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와 건교부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분양원가 공개에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건교부와 건설사의 폭리를 방관하고 있는 서울시를 동시에 압박하기 위한 '우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실련은 24일 "2003년 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서울시에서 동시분양한 아파트 75개 단지에서 평당분양가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책정됐다"며 이들 건설업체들이 담합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그 근거로 2003년 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약 1년 동안 서울시에서 분양된 75개 단지 분양시기별 평당분양가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같은 시기, 같은 지역에 동시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됐음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는 강철규 공정위원장에게도 건네졌다.

2003년 4월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동시분양된 아파트의 경우 사업주체인 'ㄱ' 조합과 'ㄴ'조합이 책정한 평당 분양가는 각각 692만원, 704만원으로 매우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2003년 10월 강남구 역삼동과 삼성동에 각기 다른 업체에 의해 분양된 아파트도 평당분양가가 1억8700만원대로 거의 같은 수준에서 책정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70여 업체가 이러한 형태로 분양가를 비슷하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서울시 75개 동시분양아파트의 담합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뿐만 아니라 분양가 자율화 이후 동시분양된 아파트까지 확대조사가 필요하다"고 공정위에 요청했다.


경실련은 이어 "지난번 용인 동백, 죽전지구의 담합판정 사례에서 보듯 택지개발지구에서 동시분양이 되는 아파트는 주변시세에 맞춰 대동소이한 분양가를 책정하여 담합의 소지가 농후하다"며 "이에 최근 분양된 택지개발지구 및 이후 분양될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분양가 책정과정에서도 담합행위가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강철규 공정위원장과 면담한 자리에서도 서울시 동시분양과 관련한 건설사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근거 자료를 전달한 뒤 공정위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아파트 건축비의 허위 신고 및 광고 등으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고있다며 소비자 보호장치의 조속한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경실련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공정위가 어떤 조치를 하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2. 2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28년 만에 김장 독립 선언, 시어머니 반응은?
  3. 3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