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만이 살 길"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정진영 한국유기농협회장 등 전문가 한 목소리

등록 2004.07.02 14:36수정 2007.06.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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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무안 강제석씨가 친환경 유기농 배와 양파로 만든 즙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무안 강제석씨가 친환경 유기농 배와 양파로 만든 즙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김경완

전라남도 무안군 해제면에서 ‘그루터기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강제석씨. 그는 요즘 매우 분주하면서도 즐거운 아침을 보내고 있다. 웰빙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강씨가 생산한 쌀과 마늘, 양파 등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대한 주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대처로 보낼 택배용 포장을 하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다.

강씨처럼 유기농을 하는 사람과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도시 소비자들의 관심은 물론 생산자인 농업인과 유통인들의 관심 또한 친환경 유기농산물에 집중되고 있다.

사실 친환경 유기농산물이라는 게 입증만 되면 부르는 게 값이다. 실제 전남 보성에서 생명농법으로 쌀을 생산하고 있는 강대인씨의 경우 웬만한 브랜드쌀 보다 두 배 가량 높은 10㎏에 4만5000원을 받고 있지만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일반 쌀은 20㎏에 4만원에서 4만2000원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만이 우리 농업과 농업인이 살 수 있는 길이라는 대안이 나온다. 전라남도가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라남도는 전남지역을 무공해 친환경 농업기지로 탈바꿈시킨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내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추진할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안 수립에 들어갔다. 친환경 농업의 기초가 되는 땅심 높이기를 비롯, 친환경농산물 생산기반 확충, 소비와 판로확대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시·군 1읍·면 친환경 무농약 쌀생산 특구를 만들고 해마다 친환경 시설채소 생산전문단지 40㏊를 조성하는 등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친환경인증 재배면적을 30%까지 늘린다는 것. 이를 통해 관내 1957개 초·중·고교에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지원 방침도 세웠다.

전라남도는 이같은 계획 수립에 앞서 최근 친환경 농업전문가를 대거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이 간담회에는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을 비롯, 강대인 ㈔정농회장, 정진영 한국유기농협회장, 김석중 전남농어촌특별대책위원장, 전태갑 전남대 교수 등 내로라하는 친환경농업 전문가 15명이 참석했다.


a 전라남도는 최근 내로라하는 친환경농업 전문가들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했다.

전라남도는 최근 내로라하는 친환경농업 전문가들을 초청,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수렴했다. ⓒ 전남도

이 자리에서 김성훈 전 장관은 “농업은 1차 산업이 아니라 유통·가공을 접목시킨 1.5차 산업이고, 수출과 무역을 접목시키면 2.5차 산업이기에 부가가치와 농가소득을 높여야 하며 그 시작은 친환경농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중 위원장은 “경험에 비춰볼 때 친환경농업의 실천은 참으로 어렵기 때문에 참여농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일회성 행사에서 벗어나 규모를 늘리고 판로를 개척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영 회장은 “유기농산물이 아니면 수출시장인 일본을 뚫을 수 없다”며 “유기농산물 가공산업도 함께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대인 회장은 “실천 가능한 여러 가지 친환경농법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친환경농업 실천농가에 대해 3년 이상 지속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건의했다.

전태갑 교수는 “농업정책은 관이 주도하기보다 생산자와 유통인 등의 의견을 들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친환경농업을 쌀은 물론 소비가 늘고 있는 채소, 과일 등 전체 농산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광식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친환경농업은 지구가 살고 우리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하면서 “농업인 교육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교육은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은 쌀은 물론 채소, 과수, 축산까지 패키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라남도는 간담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토대로 해서 강제석씨 등 독농가와 행정기관, 농협, 농업인단체 대표 등 24명으로 전담팀을 구성, 친환경농업 5개년 계획(2005∼2009) 수립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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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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