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하우스, 고속도로 배수로 때문에 수해 피해

경북 칠곡군 주민들 주장... 항구적인 수해 대책 마련해야

등록 2004.07.04 14:53수정 2004.07.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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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태풍 디앤무가  휩쓸고 간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 앞들 참외 시설하우스. 농민들은 한국도로공사가 배수로를 잘못 만들어 수해가 발생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태풍 디앤무가 휩쓸고 간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 앞들 참외 시설하우스. 농민들은 한국도로공사가 배수로를 잘못 만들어 수해가 발생했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 이성원

태풍 민들레가 소멸됐지만 지난해 태풍 매미에 이어 최근 태풍 디앤무로 피해가 잇따라 항구적인 수해 복구 공사를 위한 예산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북 칠곡군이 디앤무와 집중호우로 지난달 19, 20일 발생한 피해를 잠정적으로 집계한 최종 액수는 관내 도로-하천제방 등 공공시설 78곳 30억8천만원, 농경지 등 사유시설 24곳 5200만원을 합한 총 31억3천여만원이다.

한편 태풍 디앤무로 발생한 석적면 포남3리 반지천 남율1제방 유실(길이 20m, 높이 4m)은 지난해 매미 때 생긴 수해로 복구 공사를 하던 중 발생했다. 군 관계자는 "이곳은 충분한 예산을 들여 돌망태 등으로 근본적인 복구 공사가 필요하나 예산 부족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왜관읍 삼청리 경부고속도로 인근 앞들에서 참외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5가구는 지난 집중 호우로 시설 하우스 안으로 빗물이 들어와 참외 농사를 망쳤다고 밝혔다. 참외 피해 면적은 모두 8천여평. 이곳에 입주해 있는 섬유공장과 학용품 제조공장도 기계-자재 등이 침수, 시름에 잠겨 있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 측에서 빗물과 하수량을 감안하지 않고 배수로를 잘못 돌려 집중호우로 갑자기 불어난 빗물 등이 범람해 참외밭을 덮쳤다"고 주장했다.

정모(44·왜관읍 삼청리)씨 등 피해 농가는 "도로공사가 경부고속도로 8차선 공사를 하면서 매원1리 일부 및 삼청1, 3리에서 나오는 하수와 빗물을 받아내는 배수로를 반대 방향으로 만드는 바람에 8차선 고속도로도로에서 유입되는 하수 등이 한곳으로 집중, 낮은 제방 일부가 터지면서 참외밭으로 물이 밀려 들어왔다"고 말했다. 배수로를 돌리기 전인 지난해 태풍 매미 때는 이같은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다.

칠곡군청 관계자는 "도로공사측에 공문을 보내 농민들의 피해 내용을 알리고 수해 복구를 촉구, 현재 제방을 쌓고 응급 복구를 해 놓은 상태지만 앞으로 제방을 넓히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구미지사는 "경부고속도로 확장 공사를 맡은 건설사업단이 해체, 시설 유지보수를 맡고 있는 구미지사로서는 당장에 이번 수해 원인에 대한 분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은 "해마다 들어가는 수해 복구비를 모아 항구적인 대책마련에 필요한 예산으로 집행한다면 이같이 되풀이되는 수해 복구에 따른 예산낭비는 물론 태풍과 수해에 대한 걱정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며 "찔끔-찔끔식 수해 복구 공사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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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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