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우리 에어로빅은 멈출 수 없다"

나주시, 매일 밤 8시 에어로빅 한마당 열려

등록 2004.07.06 21:47수정 2004.07.06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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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8시 정각이면 경쾌한 음악과 함께 시작되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생활체육 에어로빅'. 나주시 금계동 야외공연장에서 벌어지는 이 행사가 250여명 나주 시민들의 참여 속에 큰 호응을 얻고 있어 화제다. 신정훈 나주시장이 지난 5월 NGO스쿨에서의 강연 중에 "시민들의 일상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시민참여형 모델"로 자랑할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돋보인다.

a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지도강사 임경자씨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지도강사 임경자씨 ⓒ 홍양현

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는 임경자(45)씨. 마흔다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170cm의 키에 날렵한 몸매를 자랑한다. 나주 다시 출생인 임씨는 다시초교와 다시중을 다닐 때 육상 선수로 활약했고, 나주여상을 졸업한 이후 25년 동안 에어로빅을 해 오며 국민생활체육 지도자로 활약을 하고 있는 맹렬 여성.


a 임경자씨의 변신 "무대에 서면 신명이 난다"

임경자씨의 변신 "무대에 서면 신명이 난다" ⓒ 홍양현

"가장 큰 보람이 있다면 그동안 배워온 것을 나누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는 거구요. 무엇보다 시작할 땐 40~50명밖에 안되던 시민들이 이제는 250여명을 훌쩍 넘게 많이 참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운동하고 있는데, 다들 강사인 제 말을 잘 따라주고 호응을 해 줘서 신이 납니다."

아침 남산공원에서도 똑같은 생활 체육을 지도하고 있는 임씨는 나주시 13개면 전부를 지도하며 돌아다니기도 했단다. "그럼 월급은 누가 주나요?" 직설적으로 묻자 "자원봉사가 훨씬 많죠. 남세스러워 말 안할라요" 한다. 체육대회 등 시와 사회단체의 각종 행사에 단골오프닝 강사지만 수입은 말 못할 정도다.

a 건강 지키는 에어로빅에 나이가 뭔 대수랴. 할머니의 신나는 몸짓이 가볍다.

건강 지키는 에어로빅에 나이가 뭔 대수랴. 할머니의 신나는 몸짓이 가볍다. ⓒ 홍양현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숨은 요인들 중 하나는 행사의 주체가 지자체가 아닌 '주민자치위원회'였기 때문. 만일 지자체에서 이런 행사를 했다면 아마 "너무 시끄러워 예배를 볼 수 없다" "소리 좀 줄여라" 등 쏟아지는 민원 제기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을 것이다. 지난 5월부터 두달 남짓 동안에 이런 민원이 나왔을 땐 같은 시민의 입장에서 주민자치위원회(김원창 위원장)가 나서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이을문 금남동장은 "현재 시민들의 열띤 반응에 발맞춰 조명과 음향 등 시설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나서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모범 사례로 "이와 같은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이 시민들에 의해 좀 더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 앞줄엔 꼬마아이들, 중간줄엔 중년의 아주머니들, 맨뒤가 젊은 아줌마들.

앞줄엔 꼬마아이들, 중간줄엔 중년의 아주머니들, 맨뒤가 젊은 아줌마들. ⓒ 홍양현

임경자씨는 "나이드신 노인분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데, 어르신들을 위해 부드러움과 호흡이 장점인 전통무예의 기본 동작을 배워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무더위를 쫓는 신나는 에어로빅 선율과 함께 그녀의 활발한 율동을 따라 배우는 시민들의 밝은 몸짓을 보며 "운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보람있다"는 임씨의 얼굴에 분꽃 같은 웃음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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