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인사권 침해논란...보궐선거후유증 계속

군수권한대행 홈페이지에 "압력 때문에 인사 무산됐다" 주장

등록 2004.07.09 18:17수정 2004.07.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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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자치단체에서 직원들에 대한 승진전보인사가 공무원노조와 지역사회단체의 반발로 연기되는 등 인사권 침해논란과 함께 6ㆍ5 재ㆍ보선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전남 해남군은 민화식 전 군수가 지난 5월 전남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일부 직원들이 경선에 개입한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은 데다 최근에는 당초 예정됐던 전보인사를 무기 연기하는 등 군정이 사실상 혼란에 빠졌다.

지난 8일 해남군민연대가 부당인사 중단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8일 해남군민연대가 부당인사 중단 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해남군민연대
이윤모 해남군수 권한대행은 9일 "인사권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하며 "5급 전보인사를 연기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이윤모 권한대행은 이 날 해남군 인터넷 홈페이지에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5급 승진전보인사를 하기 위해 지난 3일 인사위원회를 소집했으나 일부에서 인사위원에 대한 불참 회유와 폭로 압력 등으로 무산됐다"면서 "인사권 침해와 군정혼란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인사와 관련 모 간부의 이유없는 전보 거부와 무책임한 로비행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고 이에 동조한 공직협(공무원노조) 임원들의 도에 지나친 행태는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그는 계획했던 인사가 무산된 것은 "공무원노조 일부 임원들이 인사위원회 회의를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정체불명의 테이프를 공개하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 "견디기 힘든 수모와 좌절감을 느끼며 해남군을 떠나야겠다는 심정이 들 정도"라고 밝히며 인사권 침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공노조 이어 사회단체도 '부당인사 중단'요구


이와 관련 공노조 해남군지부는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된 수사결과를 보고 책임을 묻는 등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는 태도다. 해남 공노조는 "지난 3일 이 권한대행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제시한 녹음테입은 노조차원에서 직원들의 경선개입과 관련해 자체 조사한 것"이라며 "인사단행을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8일 희망해남21, 해남군농민회 등 지역사회단체로 구성된 해남군민연대는 성명을 발표해 "해남군청 공무원들의 선거개입 사건은 실질적인 책임자가 드러나지 않고 하위직 공무원 몇 명만 된서리를 맞게 됐다"며 공무원노조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 단체는 또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군수권한대행이 자체조사나 대군민 사과 한마디 없이 밥그릇 싸움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선거개입 책임자에 대한 문책성 인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문책인사와 거리가 먼 인사단행으로 이번사태를 최소화하려는 부당인사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군청 공무원들의 경선개입 한가운데는 당시 군정책임자인 민화식 전 군수가 관련돼 있다"며 민 전 군수에 대해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한편 해남경찰은 지난 5월에 있던 전남지사 후보경선과 관련 현재까지 해남군청 공무원 100여 명을 소환해 조사한 결과, 6급 직원 2명을 포함 3~4명의 공무원들이 당시 민화식 전 군수의 열린우리당 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일부 읍ㆍ면장에게 전자우편으로 선거인 명단을 보내 연고자 등을 파악하도록 하는 등 선거개입을 주도한 혐의를 포착했다.

그러나 경찰은 해남군청 내 핵심 책임자 등을 밝혀내지 못했으며 현재 검찰의 지시로 재수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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