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의원 6명 "의장단사퇴, 등원거부" 파문

의장 선거 휴유증 갈수록 커져... 군민들 비난여론 비등

등록 2004.07.10 15:08수정 2004.07.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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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12일 오후 1시]
6명 성명 의원들 등원거부


지난 9일 의장단 사퇴를 요구하며 등원거부를 선언했던 장흥군의회 6명의 의원들이 12일 열린 제111회 정례회 본회의에 실제로 등원하지 않아 의회 파행이 현실화됐다.

이에 앞서 백광준 의장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성명 의원'들의 등원거부가 현실됨에 따라 이 같은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날 백광준 의장은 총 10명의 의원 중 6명이 등원하지 않게됨에 따라 본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a 12일 오전 장흥군의회는 본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적정수가 되지 않아 본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총 10의 의원 중 의장을 포함, 4명의 의원만이 출석했다.

12일 오전 장흥군의회는 본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적정수가 되지 않아 본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총 10의 의원 중 의장을 포함, 4명의 의원만이 출석했다. ⓒ 마동욱

[1신 : 10일 오후 3시]
장흥군의원 6명 "의장단사퇴까지 등원거부" 파문


전남 장흥군의회가 하반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모두 10명의 군의원 중 6명의 의원들이 '군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하반기 의장단이 사퇴할 때 까지 등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장흥군의회 정례회는 오는 12일 예정돼 있지만 의장단과 이들 의원들 사이의 불신이 깊어 입장차이를 좁이지 못할 경우 '식물 의회'가 공산이 커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등원거부를 선언한 김광준(대덕), 문평렬(유치) 의원 등 6명은 9일 저녁 8시 장흥군청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군민에게 드리는 호소문'를 통해 "5일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빚은 물의로 말미암아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사법당국의 조사는 물론 군민이 가장 기피했고 우려했던 인물들이 재적의원 과반수에도 미치지 못하는 표로 의장단에 선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달성됐다"면서 "충격과 실망을 드려 당사자인 의원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사과의 뜻을 비쳤다.

과반 이상 의원들 "의장단 사퇴... 등원거부" 선언 논란


a 9일 저녁 장흥군의회 6명의 의원이 장흥군직장협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서. 장흥군의회의 파행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9일 저녁 장흥군의회 6명의 의원이 장흥군직장협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서. 장흥군의회의 파행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장흥군이 큰 혼란에 빠져들 것임에 심히 장흥군의 미래를 크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이들이 선택한 해결책은 하반기 백광준 의장과 김학태 부의장의 사퇴와 새로운 의장단 선출이다.

이들 의원들은 ▲과반수가 안되는 표로 의장단이 당선된 점 ▲의장단 선출과정에서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비판하면서 "의장단 선출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당사자가 사퇴할 때까지 등원을 거부할 것"이라며 "하반기 원구성에 합의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면서 군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향후 법적하자가 없는 의원으로 군민의 환영을 받을 만한 인물로 의장단을 선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또 의원들은 그 동안 지탄의 대상이 돼 왔던 "장흥교통 문제에 대한 대안제시, 핵폐기장 문제에 대한 의회차원의 반대입장을 가지고 대처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들 의원들의 문제제기 이전에 K모 의원은 투표가 끝난 직후 M모 의원이 약속을 지키지않고 기권했다는 이유로 화풀이를 하기도 했으며, 10명의 의원들이 모두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비난여론이 일었다.

또 김모 부의장은 지난해 농로포장공사 비리와 관련 건설직원법 위반혐의로 구속, 1심에서 징역 8개월형을 선고받았으며, 보석으로 풀려나 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이에 대해 김아무개(46·유치면)씨는 "어떻게 된 것이 관련 공무원 2명이 해임되고 건설업체 사장 3명도 구속된 비리에 연루된 사람과 주민들 의사와는 상관없이 핵폐기장 유치를 밀어붙인 사람이 의장단에 선출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등원거부를 선언한 의원들은 이러한 장흥지역 군민들의 질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성명서에 서명한 김광준(대덕)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죄송하다"고 말하곤 한 동안 입을 열지않기도 했다. 김 의원은 "선거과정에서 의원들이 담합을 하고 자질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의장단에 선출됐다"면서 "군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등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 의장단 사퇴전에는 결코 등원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군민들의 반응과 뜻에 따라서 결정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의장단 "함께 선출해 놓고 이제와서... 시간 지나면 해결될 것"

이에 대해 백광준(용산) 의장은 "서명한 의원 6명 중 4명은 의장선거에 나서 낙선했고 2명은 부의장 선거에서 낙선한 사람들이다"면서 "모든 의원이 적법한 절차에 참여해 선출해 놓고 이제와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상식 밖 행동이다"고 비난했다.

백광준 의장은 "무효선언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일부 의원들의 선동으로 서명을 하고 있다"면서 "주민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장흥교통 문제에 군의회가 무관심하다는 비판에 대해 백 의장은 "전문기관에 관련 문제를 실사하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미 3000만원의 용역 예산을 세워뒀다"며 "의회가 전혀 신경도 안썼다는 것은 맞지않는 말이다"고 반박했다.

백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길게는 가지 못할 것"이라며 "군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백 의원의 전망처럼 양측이 원만한 협의를 해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상황으로, 오는 12일 오전 11시로 예정된 제111회 정례회 본회의부터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장흥군의회의 무책임한 행태, 구태의연한 태도에 대해 군민들의 원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재국(40·용산면)씨는 "절차적으로 표결에 의해서 선출됐기 때문에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면서도 "그러나 비리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등 군민들의 바람과는 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어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군민들이 의회가 왜 있는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있으나마나한 의회, 개인적으로 존재 자체도 인정하고 싶지않다"고 쏘아붙였다.

6명의 의원들이 자신들의 성명서를 게재한 장흥군 직장협의회 게시판에는 9일부터 수십명의 네티즌들이 댓글과 의견쓰기를 이용해 의회의 각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네티즌 대부분은 신임 의장단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의회 전체에 대한 불신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아이디 '개떼들'은 "다 똑같은 X들이 이제와서 선명성 경쟁을 한다고? 지나가는 소가 웃는다, 부정이 있다면 발본색원해 법의 심판을 기다려라"고, '자진사퇴'는 "당신들은 군민의 메아리를 묵살했소, 진정 군민을 위한다면 6명이 사퇴를 동시에 하시오"라고 성명 의원들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성명서가 게재된 글의 '의견쓰기'를 통해, 아이디 '하하하'는 "서명하신 군의원님들 지금도 늦지않았습니다, 자성하시고 진정한 군의회가 되도록 노력해주십시오"라고 축구했고, '의인'은 "전원 동반 사퇴를 주장한다면 몰라도 너무 저속한 행동입니다"라고 비난했다. 아이디 '인물론'은 "법적 하자가 없는 군의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군의원 중 군민에게 환영 받을만한 의원 없으면 다 사퇴해야 하겠네, 당신네들은 인물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꿈깨셔..."라고 군의회 전체를 비판했다.

한편 장흥군의회는 하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한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혐의가 있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10명 의원 모두 조사대상에 올랐다. 장흥군의회 의장단은 의장과 부의장 단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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