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 생기나

사민당 지지층 이탈 속 사회주의 대안정당 논의 활발

등록 2004.07.12 05:36수정 2004.07.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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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초 베를린에서 새로운 사회주의 대안정당 건설을 추진하는 제 세력들이 공식단체(Wahlalternative Arbeit und soziale Gerechtigkeit)를 설립하고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민당(SPD)의 개혁정책('아젠다 2010')에 반대해 사민당에서 이탈한 일부세력, 노동조합 세력 일부, 좌파 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이 단체는 사민-녹색당 연정, 기민-기사당 연합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천명한 것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대안정당에 대한 논의는 이미 수개월 전부터 진행되었다.

지난 3월 노조운동가, 사민당, 녹색당에서 이탈한 그룹 등이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이후, 노조연합(DGB)에서 주최한 각종 시위에 독일 전역에서 백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등 사민당의 개혁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지방선거, 유럽의회 선거에서 참패를 거듭하는 등 지지층의 계속된 이탈에도 불구, 기존의 정책노선을 계속 유지하는 동시에 노동시간 연장, 실업보장정책 축소를 골자로 한 '하츠4’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전통적 사회주의 정책에서 크게 후퇴한 사민당에 반대하는 여러 정치그룹들이 세력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6월 말 대안정당 추진세력들이 회합을 갖고 단체를 출범시켰던 본회퍼하우스(베를린 위치).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구동독의 교회, 시민세력 등이 함께 모여 구동독의 미래에 대한 원탁회의를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6월 말 대안정당 추진세력들이 회합을 갖고 단체를 출범시켰던 본회퍼하우스(베를린 위치). 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구동독의 교회, 시민세력 등이 함께 모여 구동독의 미래에 대한 원탁회의를 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이후 전국 70개 이상의 지역에서 지역단위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6월 말 하츠4 법안이 통과된 직후 베를린에서 열린 토론회에 700여 명이 모이는 등 대안정당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회주의 정당이 창당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민당은 그러한 움직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현재의 개혁노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 사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 노조가 대안정당 세력에 동조할 것을 경계, 악화된 노조와의 관계를 회복하고자 분투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프랑크프르트 알게마인 존탁짜이퉁> 7월 4일자 보도에서 사민당 대표 프란쯔 뮨터페링은 대안정당 창당 추구세력들을 '기존의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이나 일삼는 반대집단의 연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사무총장 클라우스 우베는 <타게스짜이퉁> 7월 5일자에서 새로운 좌파정당을 만들려는 시도는 이미 30년 전부터 있어왔던 것이라고 폄하하며 대안정당 그룹을 '사생아'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사민당 내에서 좌파에 속하는 미하엘 뮬러는 <프랑크프르트 알게마인>(7월 4일자) 보도에서 대안정당이 사민당에게 분명히 위험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그들이 분명한 비전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구 동독의 집권당이었던 사회주의통일당(SED)의 후신인 민사당(PDS) 또한 경계의 눈길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대안정당을 추구하는 세력들과 대화할 것에 대해서는 일단 문을 열어놓고 있다.

기민-기사 연합은 또한 지금은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하며 대안정당 추진 움직음을 강력히 비판했다. 기사당(CSU)의 사무총장 마쿠스 소버는 <벨트> 7월 4일자에 '지금 독일이 필요로 하는 것은 경제에 대한 판단능력이 전혀 없는 새로운 사회주의정당이 아닐 뿐 아니라 실현될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혹평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노조연합과 사민당의 관계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정치전문가들은 현재의 정치지형이 과거의 어느 때보다 대안정당 그룹에게 유리한 조건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정치학자 프란츠 발터는 시사주간지 슈피겔(인터넷판)와의 인터뷰에서 60년대 이후 있어왔던 새로운 사회주의 대안정당 건설 시도가 번번이 실패로 끝났지만 당 지지율이 20%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사민당이 역사 이래 최악의 지지층 이탈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대안정당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의 정치에 염증을 느낀 채 정치에 등을 돌린 계층에게 대안정당이 새로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유리한 정치지형을 기반으로 한 대안정당 세력이 사민당의 개혁노선을 대체할 만한 대안을 내놓는가에 그들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곧 대안정당 세력이 안고 있는 핵심과제이기도 하다.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대안정당 세력은 실업률 감소를 위한 고용확대, 실업급여 정책의 수정 등 몇몇 원론적인 부분 이외에는 사민당의 노선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여하튼 발터 박사는 그들이 새로운 지지층을 견인해 낼 수 있는 대안세력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5-10% 가량의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전문 채널 N-T 등 몇몇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대체로 새로운 사회주의 대안정당에 대해 국민들은 반반의 찬반 비율을 보이고 있다(N-TV 여론조사 결과: 찬성 46% 반대 54%).

전통적 복지정책에서 상당히 후퇴한 개혁정책을 추구하는 사민당은 더 이상 사회주의정당이 아니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을 뿐 아니라 야당인 기민-기사당 연합 또한 사민당의 지지하락에 따른 반사이익만 챙기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정당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대안정당 추진세력은 현재의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사민당의 참패가 점쳐지는, 가을에 있을 노트라인 베스트팔렌주의 지방선거 직후를 창당을 위한 최상의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을에 전국총회를 열어 창당을 완료한 후 2006년 연방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대안정당의 성공여부는 이르면 올 가을쯤 판가름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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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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