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소설]호랑이 이야기 55

제비나라의 솔씨 2

등록 2004.07.14 05:01수정 2004.07.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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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그 제비는 마침 그 위를 날고 있는 제비들 틈으로 날아들어갔습니다. 떼를 지어 날아가는 제비들을 따라 백호는 구름 위를 성큼성큼 뛰어서 따라갔습니다.

바리가 타고 있는 백호가 실수해서 발이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주고 싶었던 모양인지, 착한 구름은 알아서 백호가 발을 디디는 곳에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이파리가 엄청나게 많이 주렁주렁 매달린 포플러 나무 뒤로 어마어마한 소나무가 서있었습니다. 그 소나무 옆에서 떼를 지어 날고 있던 제비들은 바리를 보자마다 쪼르르 날아와 인사를 하며 지나갔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제비원에 잘 오셨어요.”

노란 주둥이를 움직이며 제비들은 바리를 맞아 그렇게 인사하고 있었습니다. 바리가 말했습니다.

“반가워요, 제비님들. 성주님께 순결한 솔씨를 갖다드려야해요. 어서 솔씨를 주세요.”

제비 한마리가 말했습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이미 준비가 되었답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구름 위로 솟아오른 소나무 위로 올라간 제비는 백호와 바리를 향해 따라오라는 고갯짓을 했습니다.


바리와 백호는 소나무 가지를 조심조심 밟고 올라섰습니다. 소나무에도 가지마다 제비집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그 안에는 새알 같은 것이 옥색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바리가 말했습니다.

“와, 제비님들의 알인가 봐요.”

제비가 말했습니다.

“우리 제비들은 이곳에 알을 낳지 않아요, 우리 아기들은 바리가 살고 있는 인간계에서 낳고 길러요, 이곳은 우리들이 새끼를 치는 곳이 아니랍니다. 저 둥지 안에 있는 것들은 바로 소나무 씨앗이랍니다.”

“소나무 씨앗이라구요?”

“성주님께서 찾고 계신 순결한 솔씨들이에요, 일년에 한번씩 다 자란 순결한 솔씨들을 성주님께 갖다드리면 그것은 나무님들의 사는 곳에 심고 가꾸시지요, 그러면 인간세상에도 예쁜 소나무가 자란답니다. 말하자면, 이곳은 나무들이 서천꽃밭인 셈이에요. 저 둥지 안의 씨앗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솔씨랍니다”

“아 그렇군요….”

서천꽃밭의 이야기를 들으니 그곳에서 만난 외할머니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바리가 이곳에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좋아하실텐데…..

그러자 제비가 말했습니다.

“지난 번 서천꽃밭에 갔을 때 바리님 할머니를 뵌적이 있어요.”

놀란 바리가 물었습니다.

“그래요?”

“그럼요. 저희는 옥황상제님과 일월궁전의 좋은 소식을 전하러 서천꽃밭에 자주 가곤 한답니다. 할머니께서 바리님의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나 좋아하셨는데요.”

“그럼, 다음에 서천꽃밭에 가게 되면 제 이야기를 꼭 들려주세요.”
“예, 그럴 게요.”

바리와 백호는 제비를 따라서 좀더 위로 올라갔습니다.

“마침 다 자란 솔씨가 저 둥지 안에 있답니다. 제가 가서 가지고 올게요. 저 가지는 너무 높게 나있어서 바리님이 올라가기에는 너무 어려울 거에요”

좀 더 위편으로 나있는 가지에 자리잡은 둥지 주변에는 제비 세 마리가 모여 무언가 열심히 물어다 주고 있었습니다. 보기에 지푸라기 같기고 하고 하얀 실 같아보이기도 했습니다.

바리와 이야기하던 제비가 그 둥지 안으로 들어가자 다른 세 마리 역시 따라들어갔습니다.

그러고나자 푸르스르한 보자기 하나가 공중에 떠올랐습니다. 제비 네 마리가 그 보자기의 귀퉁이를 하나씩 물고 둥실 떠오른 것입니다.

그리고는 바리와 백호 쪽으로 날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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