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은 국악이고, 철회가 국익"

한상열 목사 청와대 앞 1인 시위

등록 2004.07.14 16:52수정 2004.07.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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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4일 오전 한상렬 목사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14일 오전 한상렬 목사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라크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는 한상열 목사(통일연대 상임대표)가 1인 시위를 벌였다.

한상열 목사는 "파병이야말로 하나님 앞에 범죄이기 때문에 기독인의 신앙고백 양심에 따라 1인 시위를 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눈을 감고 청와대를 향하고 있던 한상열 목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였을 때‘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하겠다’고 했다"며 "난 지금 그 마음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이 후보 때는 용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파병이 국악이요 철회가 국익"이라며 "노 대통령의 획기적 결단을 기도한다"고 말했다.

미국 전쟁에 대해 한 목사는 "미국도 이 전쟁은 명분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미국민의 과반수가 이라크 전쟁이 부시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전직 외교관 27명도 부시의 낙선 운동을 하며, 지난 9일 상원의 보고서에서도 전쟁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했다는 것을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한 목사가 중간에 잠시 쉬는 동안 피켓을 이어받은 최재봉 목사는 "일부 대형 교회는 이라크 전쟁에 찬성하지만 보편적인 교회 정서는 반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독교계가 국경이나 국적을 떠나 생명 존중의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평화를 위한 기독인 연대 등 3개 단체는 이라크 파병 철회를 위한 1인 시위를 7월 31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역사의 변화 확신"
[현장 인터뷰] 1인 시위하는 한상열 목사

다음은 1인 시위 현장에서 한상열 목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파병반대 국민운동 공동대표이자 목사(전주고백교회)로서 기독인들이 파병반대 운동을 하는데 동참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생명의 하나님, 평화의 하나님, 정의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모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전쟁을 반대하는데 동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파병이 국익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만약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파병을 강행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후 더 고급 정보를 접한 것은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역사의 흐름에서 파악해야 한다. 6·15 선언이 갖는 의미는 분단구조가 통일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민족이나 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일부 국회의원들이 파병반대 결의안 채택을 위해 나서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국회, 특히 열린 우리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관철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기하기보다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 파병 문제는 국내의 가장 큰 현안이긴 하지만 사실상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미국이 근본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셈인데, 그에 대한 운동 계획은 없는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부시 낙선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적인 전쟁 반대 운동과도 관련이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부시 낙선 운동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 국익을 위해서 파병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파병이 명분을 잃고 실리를 얻는다고 해도 그것은 잠시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파병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미국이 북한을 현실적으로 공략할 수 없는 것이다. 파병에 대한 보답으로 한반도 평화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이라크를 근거 없이 공격한 미국이 아니냐.

내가 말하는 반미는 반 미국이 아니라 현 미국정책에 반대하는 것이다. 나의 반미는 도리어 미국을 구하자는 것이다."

- 파병 반대 여론이 주춤한 것 같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이미 국민들이 새로운 역사 인식 속에서, 자주와 평화라는 촛불의 의미가 마음에 새겨져 있다고 본다. 앞으로 그 마음이 밖으로 분출될 것을 희망한다."

- 언론들의 파병관련 보도에는 문제가 없는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조중동이 파병을 부추기며, 반대 입장을 매도하고 있다. 구체적 자료도 가지고 있다."

- 일부에서는 요즘의 촛불 집회가 과거와는 달리 너무 운동권 집회같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분위기를 마련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리 있는 지적이다. 운동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

- 앞으로 파병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오늘 7시에 열린공원에서 철야농성이 예정되어 있다. 지도부의 단식 농성등은 아직 실무진이 논의중이다."

- 파병 반대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청년시절부터 기독운동을 수십년간 했다. 난 역사가 변화되고 있다고 본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역사에 대한 신심이 더 일어나고 있다. 김선일씨의 죽음을 우리 국민이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통일 연대 등 단체에서 활동하면 목회할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는데, 담당하고 있는 교회는 어떠한가?
"교인들이 이해해주지 못했으면 이렇게 활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주중에는 서울에 있지만 주말에는 교회에 내려가 예배를 인도한다. 부인이자 함께 목회를 하는 이강실 목사가 없었다면, 이런 활동이 어려웠을 것이다." / 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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