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저기 뱀이 있어요!"

한 송이의 코스모스와 뱀들의 휴식시간 포착

등록 2004.07.20 12:21수정 2004.07.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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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비 온뒤 맑은 바람을 맞으러 나와 휴식을 취하는 뱀 두마리

비 온뒤 맑은 바람을 맞으러 나와 휴식을 취하는 뱀 두마리 ⓒ 이인우

포천의 갈월리 '백로'를 보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백로가 서식하고 있는 갈월중학교 쪽으로 걸어가는데 초등학교 2~3학년쯤 된 듯한 어린이 네 명이 다리난간에서 아래쪽의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지나가는 나를 발견하고는 “아저씨 저기 뱀이 있어요”하고 말을 걸어왔다. 다리 아래를 보니 뱀 두 마리가 마른 풀숲 위에 나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비가 그치고 흐렸던 날씨가 개면서 맑은 공기를 쐬러 바깥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듯보였다.

a 망원경으로 뱀을 관찰하는 어린이

망원경으로 뱀을 관찰하는 어린이 ⓒ 이인우

a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어린이들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뱀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어린이들 ⓒ 이인우

a 어린이들의 관찰하는 소리가 신경쓰였는지 잠시 후 뱀은 사라졌다.

어린이들의 관찰하는 소리가 신경쓰였는지 잠시 후 뱀은 사라졌다. ⓒ 이인우

그림책이나 사진으로만 보았을 살아있는 뱀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이곳 어린이들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도시의 아이들이었다면 뱀을 발견하고 멀리 도망가거나 했을 텐데 이곳 아이들은 다리 아래 뱀을 보며 “왜! 도망가지 않는지” “살았는지 죽었는지” 나름대로 자기들만의 격론을 펼쳤다.

a 다리 아래의 뱀 관찰에 여념이 없는 동네 어린이들

다리 아래의 뱀 관찰에 여념이 없는 동네 어린이들 ⓒ 이인우

아이들이 망원경으로 다리 아래 뱀을 관찰하고 있는 모습을 뒤로 하고 발길을 목적지로 향하는데 홀로 피어난 코스모스 한 송이가 눈에 띄었다. 학교 등교길의 화단에 심어놓은 코스모스 중 한 송이가 유독 돋보였다. 흡사 “내가 이곳의 대장이요 ”하며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듯했다.

a 학교 화단에 홀로핀 빨간 코스모스 한 송이

학교 화단에 홀로핀 빨간 코스모스 한 송이 ⓒ 이인우

환경의 변화로 인해 최근에는 코스모스의 개화 시기가 많이 앞당겨지고 있다. 마치 이 빨간 코스모스 한 송이가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환경 변화의 사례를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a 개울둑에 심어진 콩

개울둑에 심어진 콩 ⓒ 이인우

a 뱀이 발견된 다리 밑 습지 풍경

뱀이 발견된 다리 밑 습지 풍경 ⓒ 이인우

a 잣나무 묘목이 자라고 있는 풍경

잣나무 묘목이 자라고 있는 풍경 ⓒ 이인우

뱀이 있는 개울둑에는 콩을 심어놓은 모습도 보였는데 작은 공간도 헛되이 버리지 않는 우리네 농촌어른들의 생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멀리 갈월중학교가 보이는 들판 아래 잣나무 묘목을 심어 놓은 모습도 이곳 어린이들의 산 교육장으로 손색이 없어보였다. 비온 뒤라 논의 벼이삭과 잣나무 묘목의 새순이 유난히 푸르게 돋아나고 있었다.


망원경 하나들고 현장관찰을 나온 동네 어린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생활 주변 생태환경의 올바른 보호와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경험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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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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