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대표단이 20일 오전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공원에서 파병철회 무기한 농성에 돌입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날(20일) 기자회견에서 '파병철회' 어깨띠를 맨 천영세 의원단 대표는 "이라크 파병 철회 없이 어떠한 개혁과 민주화도 있을 수 없다"며 "최우선적인 당면현안으로 이라크 파병철회를 이뤄내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조용하고 낮은 말투의 천 대표는 이날 보기 드물게 목소리를 높여 다음과 같이 국민들의 참여를 호소했다.
"광화문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최고위원들은 당사에 있어야 하고 의원들은 의정활동에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노동자들은 각 사업장에서 차별철폐를 외치고 농민들은 쌀을 지키기 위해 총력항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고하게 죽어가는 이라크 민중들을 위해, 국민들이 함께 하리라는 믿음으로 이 곳을 지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남의 민족의 피눈물로 얻은 국익은 국익이 아닙니다. 함께 동참해주십시오!"
천 대표는 "의원들이 늘 거리에만 나가면 제도정당이 아니지만, 의정활동에 지장이 없는 한에서는 절박한 민생과제가 있는 곳에 의원들이 함께 해야 한다"며 농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당직자는 "이번 농성이 질 수도 있는 싸움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진보정당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일단 민주노동당은 의원단회의나 최고위원회의 등 주요 회의를 농성장에서 진행하되, 낮 동안에는 의원들이 돌아가며 농성에 참여해 의정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농성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낮 12시께 같은 장소에서 당 결의대회를 가졌다. 김혜경 대표는 집회에서 "농성장은 파병철회 투쟁의 자리일 뿐 아니라 노동자, 노점상, 농민 등 민중 생존권을 위해 함께 투쟁하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황종열 목사는 "진보적 종교인들이 이 제국주의 전쟁을 막지 않는다면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종교인들의 동참을 호소한 뒤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예수다, 여러분이 바로 예수"라는 말로 연대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노동당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시내 선전전에 나섰다. 오후 3시에는 각계 인사들과 농성장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고, 오후 7시에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뒤 최고위원단과 의원단회의를 열고 취침에 들어간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후 각 사회단체에 연대를 요청하고, 오는 25일 당대회에 당원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등 농성의 폭과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성 기간동안 지하철 투어, 차량 스티커 나누어주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모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