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엠마우스 국토순례단

등록 2004.07.20 21:52수정 2004.07.21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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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및 경기도와 천안-대전을 잇는 국도 1호선 상에는 각 대학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국토순례에 나선 많은 젊은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도보를 통해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국토순례에 나선 사람들의 목표도 가지각색이다. 대부분은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고 어떤 경우에는 자신들이 속한 대학을 홍보하기 위해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을 힘입어(?) 순례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천안에 진입하고 있는 엠마우스 국토순례단
천안에 진입하고 있는 엠마우스 국토순례단김갑수
20일, 유난히 많은 비가 내렸던 장마가 끝나고 초복까지 겹치면서 충청지역은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이런 날씨 속에서 달궈진 아스팔트길을 힘겹게 걸어가는 엠마우스 국토순례단을 만날 수 있었다.

엠마우스 복지관(www.emmausw.or.kr)은 전남 광주에 있는 정신지체 및 발달장애인를 위한 시설로서 4년 전부터 “함께 하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해남 땅끝마을에서 백두산까지를 목표로 ‘엠마우스 국토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그 동안의 경로를 살펴보면 2001년 제 1회에서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진까지 50㎞, 2회는 강진에서 광주까지 115㎞, 3회 광주에서 공주 무령왕릉 200㎞, 2004년 제 4회에서는 공주에서 경기도 수원시청까지 110㎞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오전 엠마우스 복지관에서 발대식을 갖고 공주를 출발하여 이틀째 순례를 계속하고 있는 26명의 대원들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밝은 모습이었다.

꿀맛 같은 휴식시간
꿀맛 같은 휴식시간김갑수
천안삼거리 공원 근처에 마련된 휴식과 간식은 그야 말로 ‘꿀맛’처럼 보였다.


박영식 대장은 이번 순례의 동기에 대해 “비장애우에게도 힘든 여정을 장애우들이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장애우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편견에 대해 당당하게 맞서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한 대원은 “2005년에는 판문점까지 행군하는 것으로 순례를 마치게 되는데 백두산까지 갈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조치원에서부터 다음날(21일) 평택까지 에스코트 임무를 맡은 담당 경관은 “1번 국도가 몇 년 전부터 4차선으로 확·포장 되면서 과속하는 차량이 많아 순례객들의 사고가 우려된다. 안전을 위해 지방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발송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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