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40여일 개원국회 기간, 상극도 상생도 아닌 '어정쩡한 행보'라는 비판에 대해 박세일 소장은 "지난 임시국회는 상생의 기조였지만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여당도 자기 입장이 정리될 것이고, 한나라당도 국민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풀어낼 시기가 온다"며 "이슈별, 정책별 강한 야성(野性)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정당역사의 계보에 대해서는 "그때는 이익집단의 성격이 강했다"며 "앞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공동체주의라는 세 가지 비전과 가치를 지켜가는 '공당'의 성격"이라고 차별성을 내세웠다. 그는 '선진'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는 당명개정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이어 그는 "아직도 한나라당의 과거 이미지가 살아 있지만 60%의 구성원이 바뀌었고 문제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 정치적인 영향력도 줄어들었다"며 비주류측의 비토에 대해서는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국가보안법 개·폐정에 대해서는 "남북의 실질적인 화해와 변화가 중요하다"며 "내용이 바뀌면 제도는 저절로 바뀐다, 신뢰가 없는데 제스처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열린우리당측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구당 부활과 후원금 상한선 재조정에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반대를 표시하며, 인터넷 등을 통한 진성지지자 네트워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2부 인터뷰 일문일답 요약.
- 총선 후 당선자 연찬회에서 정체성 논란과 당명개정의 요구도 있었지만 흐지부지 되었다. 당시 박 소장은 당해체·재창당을 주장했는데 지난 40일 개원국회 동안 한나라당의 행보를 평가하자면.
"한마디로 대단히 미흡하다. 총선 때 한나라당은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고 거듭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를 지지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후 굉장히 변화가 미흡했다. 물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과도기라는 측면이 있다. 두 번의 대선 참패, 차떼기당으로 몰리면서 당의 거의 깨졌더라.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고 변명할 수 있지만 개혁의 의지가 총선 때보나 약화된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 국민들의 제발 싸움하지 말라는 주문도 있지만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최근 들어 강한 야성(野性)을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데 향후 대여관계는.
"대결과 상생, 두 가지를 유지해야 한다. 정치는 상대가 있는 것이니까 국민을 위해서는 상생을 하고 정책적으로는 여당과 경쟁해야 한다. 국민의 이익 증진을 위해서라는 차원에서 여당이 잘못하는 것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야당에게 주어진 헌법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가을 정기국회 시작되면 여당도 자기 입장정리가 될 것이고, 한나라당도 국민들에게 정책과 비전을 풀어낼 시기가 온다. 그러면 이슈별, 정책별로 강한 야성이 나올 것이다."
"변화 대단히 미흡...개혁의지 총선 때보나 약화된 것 아니냐"
- 수도이전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의 입장이 모호하다. 찬성·반대 양측에서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비판이 있다.
"당 입장은 모르겠고, 나는 반대다. 양쪽(열린우리당·한나라당)이 다 정략적으로 수도이전을 제시하고 받아들였다.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 법안 폐기가 필요하다는 얘긴가.
"필요하다면 여야 합의로 폐기해야 한다. 이 문제는 시작부터 잘못되었다. 국가의 발전을 위한 애국심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당리당략에서 나왔다는 점을 여야가 솔직하게 고백하고 수도권 집중문제와 지방균형발전을 어떻게 풀 것인가를 두고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국가균형발전을 수도이전을 통해 푼다는 나라를 본 적이 없다. 비용문제에 있어 이익이 남느냐를 따져보면 이 정책이 틀렸다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 윤여준 전 여의도연구소 소장은 "한나라당은 건국 이후 50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주류세력을 상징한다. 그 근대화와 압축 성장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했던 갈등, 부조리 등과 같은 업보(業報)를 청산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의 절연이 필요하다고 보나.
"일단 사람이 많이 바뀌었지만 국민들에겐 한나라당의 과거 이미지가 살아 있다. 구성원은 60% 이상이 바뀌었다. 재선, 3선 중에 훌륭한 일부가 살아남았고, 국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줄어들었다.
이제 정책과 비전과 실천으로 나타나야 한다. 과거의 정당은 가치중심이 아닌 이익집단이었다. 지켜야 할 이념과 가치, 즉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공동체주의 3가지를 내세워 국가발전의 기초를 제시해야 한다."
- 소위 '비주류 중진'들의 현 지도부에 대한 비토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