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5시부터 종로 서울극장 앞에서 열린 이라크파병철회 홍보전에 나선 단병호 의원이 시민에게 '파병철회'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권박효원
"전쟁반대 배지니까 떼지말고 달고 다녀요. <화씨 9/11> 봤어요? 이라크 전쟁은 어떻게 생각해요?"
"아, 이제 보려구요. 여기에 달아주세요. 감사합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직접 거리로 나서 파병철회 홍보전을 펼쳤다.
26일 오후 5시 강기갑·권영길·단병호·이영순·조승수 의원 등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5명은 <화씨 9/11>이 상영되는 종로 서울극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배지를 나누어주며 파병반대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극장 입구 한켠에는 당직자들이 '이라크인은 파병을 거부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침략전쟁을 부인한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있었다.
극장 앞에 모인 시민들은 대부분 20대 초반 청년층이었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홍보에 나섰다는 게 신기한 표정이었다.
특히 시민들은 그동안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권영길 의원이나 단병호·강기갑 의원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고 "민주노동당 의원들 정말 열심히 하신다"고 격려를 전했다. 몇몇 시민들은 의원들과 함께 카메라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시흥에서 왔다는 서순옥(35)씨는 "파병은 무조건 철회해야 한다"며 "<화씨 9/11>에 대해서는 대략의 내용밖에 몰랐는데 의원들의 권유를 듣고 보니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씨는 "이런 데서 의원들을 만나 뜻밖"이라고 덧붙였다.
친구와 함께 <그놈은 멋있었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성효진(20)씨 역시 "사실 학생이라서 파병문제를 심각하게는 안 느꼈는데 김선일씨 피살사건 이후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활 중에 방학을 맞아 <분신사바> 시사회를 보러 온 강혁진·양동근·정주영(19)씨는 파병철회 배지를 나란히 달았다. 이들은 "이라크 파병은 안했으면 좋겠다, 미국이 석유를 위해 저지른 전쟁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