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규(50세) 사장윤형권
- 어떤 동기에 의해 천적생산을 산업화하게 됐나?
“천적에 관심을 갖고 천적산업화 사업을 하게 된 것은 그 동안 해온 무역업을 통해서였습니다. 해외 출장 중에 살펴보니 농업 선진국들은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천적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농업 해충을 생물학적으로 방제하여 소비자가 신뢰하는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했던 것입니다. 천적을 사용한 그들의 농업분야 시장 경쟁력과 수출 규모가 매우 큰 것을 보고 언젠가는 이 사업을 우리 나라에서도 도입해 농업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그 동안 목재 관련 무역업을 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열대우림 환경파괴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평생 나무 몇 그루 심는 것만으로도 그 죄를 다 갚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대신 천적을 키우면 숫자로나 결과적으로도 충분히 갚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국내 처음으로 천적을 산업화했다. 선구자 역할이란 힘들고 외로운 것인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의 어려운 점은?
"첫째, 천적은 살아 있는 생물로서 화학농약과는 근본적으로 태생이 다릅니다. 천적은 일종의 ‘생물자원’입니다. 천적을 국내에서 처음 생산하다보니까 이런 점에서 준비가 미흡해 어려웠습니다. 시장 조사차 만난 네덜란드 대사관의 농무관실 한국 직원이 저에게 말하기를 ‘대통령이 뒤에서 도와준다면 모를까? 대한민국에서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할 정도였지요.
실제로 그 이후 사업장 부지를 확보하여 공사를 하고 대규모 시설을 갖추었음에도 산업 분류를 할 수도 없고, 관련 법규도 없어서 행정기관에서 사업허가를 해주지 않아 골탕을 많이 먹었습니다.
둘째, 천적을 설명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잘못 알고 있거나 엉뚱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요. 이후 현장교육을 하고 강의도 다녀서 요즘은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셋째, 천적을 공부한 인재들이 대부분 학위를 획득하는 정도의 수준일 뿐, 대량증식과 품질관리 그리고 제품화까지의 단계를 제대로 갖춘 고급인력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생각이 바로 된 젊은 연구진들로 구성하여 인력양성에 나섰습니다. 실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의 기술자문도 동원했지요.
마지막으로 넷째, 누군가 해 놓은 바탕이 있어서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사업이라면 누가 더 잘 하느냐에 따라 죽고, 살고 하는 것이 정해지잖아요? 그러나 이 사업은 국내에서는 그런 기준을 삼을 만한 기업이 없다보니 하나에서 열까지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산업이었던 것만큼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 천적은 모든 농산물에 적용이 가능한가?
“그렇습니다. 천적이 온실재배작물에서만 이용 가능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들이 있는데, 원래 야외에 있던 천적을 온실 작물에 먼저 적용한 것은 닫혀져 있는 온실내부에 생태계의 상위 먹이사슬인 천적이 쉽사리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입니다. 천적은 온실작물이든 야외작물이든 가능합니다.”
- 현재 우리 나라 농업분야에서 천적을 이용한 해충방제는 어느 정도인가?
“2002년 5월에 천적 관련 식물방역법이 개정되어 그해 11월에 시행령이 공포되었고, 저희는 2002년 11월 사업장을 완공하여 2003년부터 천적을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2000여 농가에 천적을 공급하고 있으며 면적으로 하면 1000ha 정도이며 시설재배면적의 약 2%로 아직은 초기단계입니다. 선진국보다 늦게 도입되었지만 천적에 대한 인식과 이용 농가의 확산 속도가 빠릅니다.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농업과 농촌 종합대책회의에서 나온 119조원 투융자 농촌종합대책에 따르면, 친환경농업 확산으로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량을 2013년까지 현재보다 40% 감축하고, 유기질비료 공급을 늘리며 천적과 미생물을 이용한 농법의 확산을 10%까지 확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천적을 이용하는 농가가 점점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천적을 이용한 해충방제가 화학농약의 해충방제와 비교한다면?
“천적을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농업 생태계를 비롯한 자연환경 보호, 농업시장 개방 압력에 대비한 우리 농업의 경쟁력강화, 생산자인 농업인과 소비자인 일반 국민들에게 안전한 농산물 제공,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천적의 수출로 외화 획득을 높일 수 있는 것 등입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먼저, 생산 시설을 좀더 보완하고 증설해 늘어나는 수요에 넉넉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보다 앞선 몇몇 다국적기업을 따라잡고,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천적의 종류를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준비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천적을 수출할 계획이며 그 준비를 빈틈없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쿠바와 같은 유기재배농사를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실은 정부가 허락하고 북한 정부가 원한다면 천적을 보낼 용의도 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에는 천적 생산 관련기술을 팔지 않아도 북한에는 단계별로 천적생산 기술이전도 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온실재배 농작물의 생산성이 좋아지고 주민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나아가 통일에 작게나마 힘이 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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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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