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뒷 모습 보이는 이)도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서 파병철회 촉구 농성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농성에 참여한 이주노동자 조능동(25세, 중국)씨와 아빌(33세, 파키스탄)씨는 "미국인들은 이라크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고 대량학살무기를 발견하지도 못했다"며 "한국도 미국처럼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로 8일째 농성에 들어간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전날인 29일까지만 해도 생기가 있었다는데, 밤새 고열에 시달리면서 기력이 쇠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허리가 심하게 결려 오래 앉아있기도 힘든 상태였다. 마침 같이 농성을 하던 천주교 사제가 지압을 배운 적이 있어 김 대표의 몸을 보살펴주었다. 간호를 받던 김 대표는 잠시 몸을 일으켰지만 약 20분간 손님들과 대화를 나눈 뒤 다시 누웠고, 그 뒤에 오는 손님들은 누운 채로 맞이했다.
오전 11시 30분께 장애인이동권연대의 박영희 대표가 휠체어를 타고 농성장을 찾았다. 박 대표는 김 대표를 보자마자 손을 잡으며 "이 날씨에 이게 무슨 일이래요"라고 말을 건넸다. 김 대표는 "어유, 왔어"라고 반갑게 맞으며 "나 하나 기력 떨어지는 거야 별 문젠가"라고 답했다.
"유인태·임종석 의원, 운동하며 알던 사이... 결단 의지 필요하다"
이날 오전 김혜경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병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여야의원들이 60명으로 늘었는데 개원 이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결의안은 상정하지 않고 밥그릇 싸움을 하다가 시간이 없다고 폐회했다"며 여야를 비난했다.
특히 김 대표는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개혁성향의 386세대 의원들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인태 의원에 대해서는 "70년대 유신과 맞서 싸우던 인물이었다"고 평가하며 실망감을 나타냈고, 임종석 의원에 대해서는 "천주교 사회운동을 하면서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을 하던 시기에 전대협 의장이어서 알게 됐다"며 "작년에 파병반대 단식까지 했는데 결단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대표는 시민들에게도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헌신짝처럼 버려두고 지키지 않는데, 국민들이 일어나 스스로 지켜야 한다"며 파병철회 운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국가정체성을 둘러싼 여야 정치공방에 대해 김혜경 대표는 "웃기는 논의"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사상논쟁'은 말하고 싶지도 않고, 부시 대통령의 말만 맹종해 국가적으로 위신을 실추한 노 대통령 역시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여야를 비난하다 "(화를 내니까) 몸에 열이 오른다"며 힘들어했다.
김 대표는 결국 이날 오후 녹색병원 하성호 과장에게 "혈당저하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입원 검사를 받았다. 의사들은 "농성을 풀고 입원하라"고 요청했으나 김 대표는 "농성장에 돌아가겠다"며 이를 거부했다.
다음은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열린우리당이 앞장서서 대통령 마음을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