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 5·6단지 땅값 부풀리기 논란

6단지 대지비, 같은 지역내 3단지 대지비와 100만원 이상 차이

등록 2004.08.03 11:38수정 2004.08.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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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제공

오는 12일 분양 예정인 서울시 상암 5·6단지의 높은 분양수익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건설사가 같은 택지개발지역내 다른 단지보다 땅값과 건축비를 각각 100만원이상 높게 책정해, 분양원가를 부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상암단지 아파트 분양원가의 세부내역 공개와 함께 서울시와 건설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서울SH공사(구 서울도시개발공사)는 지난 1일 서울 상암 5·6단지 40평형 아파트 433가구(5단지 107가구, 6단지 326가구)의 평당 분양가를 각각 1210만5000원과 1248만2000원으로 나뉘어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함께 발표된 분양원가는 5단지 747만9000원과 6단지 814만8000원으로 원가대비 수익률이 무려 55%에 달했고, 분양가 대비 수익률도 34∼38%였다.

서울 SH공사는 이번 상암 5·6단지 분양을 통해 거둬들이는 총 수익금은 766억원이며 임대아파트 건설과 저소득층 지원 재원으로 사용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SH공사쪽은 "상암 5·6단지는 국민주택 규모(전용 25.7평) 이상 아파트로 분양가가 너무 낮으면 시세 차익을 노리는 가수요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실수요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올렸고, 이로 인해 생기는 수익은 모두 공공임대주택 건설, 불우계층 지원 등 공익사업에 쓰겠다”고 밝혔다.


같은 택지개발지구인데 땅값이 다르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분양원가를 보면, 6단지의 땅값이나 건축비용이 인근 3단지보다 각각 100만원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돼, 다소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서울SH공사가 서울시쪽로부터 같은 택지개발지역을 공급받으면서, 어떻게 땅값에 차이가 나는 것이냐는 것이다.

경실련은 3일 성명을 통해 "3단지의 대지비 203만원, 건축비 258만원과 비교해 볼 때 5·6단지의 대지비, 건축비는 모두 100여만원 이상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동일 택지개발지구내에서 대지비와 건축비가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에 대한 서울시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실련은 "시민들에게 설득력 있는 해명이 되기 위해서도 건축비의 공종별 세부 공사비 내역서와 택지보상비, 택지조성비 등 택지조성원가에 대한 세부내역 등이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실련은 분양원가 공개에도 불구하고 정작 계약자들이 접하는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분양수익을 대지비와 건축비를 숨겨놓은 방식으로 분양가를 부풀려 표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허위표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분양원가 공개 단계에서는 상암 5단지 대지비를 평당 285만1000원이라고 서울 SH공사가 밝혔음에도 7월 31일 일반에게 공지된 입주자모집공고문에는 평당 534만원으로 표시돼 있다.

이와 관련 경실련은 "입주자모집공고문 뿐만 아인라 분양계약서에도 대지비, 건축비를 총액으로만 표시하고 있어서 분양가의 폭리와 허위표시에 대해 소비자가 권리구제를 받기 어렵게 돼 있다"며 대지가격과 건축비의 공종별 세부내역을 의무적으로 첨부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경실련은 "서울시가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상암단지의 아파트 분양원가 내역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주택공사와 건설교통부는 여전히 분양원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며 토지공사, 주택공사, 지자체 역시 아파트 건설과정에 따르는 제반원가를 공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SH공사 "용적률 뿐 아니라 매입비도 차이가 난다" 반박

한편, 경실련이 분양원가 공개 내역 자체에 의구심을 표시하자 서울SH공사는 "예측만으로 단정하지 마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특히 상암 3단지 내역을 비교근거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공개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서울SH공사 예산팀의 한 관계자는 "그 사람들(경실련)이 건설원가 회계를 얼마나 아는지 모르겠지만 공사난이도, 토지매입비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대지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반박했다.

일례로 이 관계자는 "1단지와 5단지 사이에서 원가가 차이가 나는데, 용적률도 차이가 나고 매입비 자체도 달랐다"고 말했다. 일부 건축비 차이가 큰 점에 대해서도 "공사난이도와 조경, 토목 공사 등으로 인해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경실련이 상암 3단지의 원가를 비교준거로 활용한 것에 대해 "3단지의 원가를 어떻게 해서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공개한 적도 없다"면서도 경실련 자료와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공개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대해 김헌동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각 단지의 용도가 다르다면 모르겠지만 같은 아파트 용지인데 그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재반박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상암동 택지개발 자체를 SH공사 자신들이 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면서 "SH공사가 원가계산 용역을 줬는데, 그곳에서 공기업의 조직유지관리비가 부풀려졌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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