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바로세우기, 국내용·외국용 따로 있나"

박근혜 대표, 기자회견서 정부의 '조용한 외교' 강하게 질타

등록 2004.08.06 09:46수정 2004.08.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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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대체 : 6일 오후 1시 29분]

박 대표 "역사바로세우기, 국내용·외국용 따로 있나"
정부 '조용한 외교' 강하게 질타...과거사 공방 새국면 맞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 한나라당 의원들의 중국비자발급거부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문제, 한나라당 의원들의 중국비자발급거부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이종호
박근혜 대표는 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 수립 이전의 한국사가 삭제되고, 중국의 고구려 왜곡현장을 방문하려던 한나라당 의원들의 중국비자가 거부되는 등 고구려사 왜곡사태와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박 대표는 "우리 고조선 역사까지 거슬러 가서 반만 년 역사가 뽑히고 잘리는 끔찍한 일"이라며 "중국측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교역상대국 1위라는 점에 있어 분쟁이 커지면 경제교역에 차질이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방치해야 하나"고 반문, "뿌리 잘려나가고 주권국가의 권리를 잃는 것인데 뭐가 필요 있나"라고 매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고구려사 왜곡사태와 관련 박 대표는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집중 질타했다. 특히 최근 여야의 과거사 공방과 연계해 "국내용과 외국용이 따로 있냐"며 정부여당이 역사바로세우기의 '이중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헌법수호를 둘러싸고 국가정체성을 얘기했는데 이제 고구려사 문제 관련해서는 민족의 정체성까지 흔드는 일이 벌어졌다"며 "야당이 일찍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적극적 대처를 예고했는데 정부가 대응을 소극적으로 했다, 가슴을 칠 일이다"라고 성토했다.

또한 박 대표는 "과거사를 바로세운다고 심지어 동학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 문제를 크게 다루었는데 그의 반에 반만이라도 고구려사 지키기에 썼느냐"며 노무현 대통령의 다케시마 발언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키겠냐는 의지가 있는 나라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우리 정부가 정체성을 지키는데 있어 안정적이고 실력 있는 나라였다면 중국에게 이같은 무시를 당했을까 비애감이 든다"며 국가정체성 논란과 연계, 정부 외교술을 비판했다.

정부책임 불구 북한 공동대응 등 제안하며 초당적 협력 약속


박 대표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역사에 대한 지식을 갖는 것이 역사를 지키는 힘"이라며 수능시험에서 국사가 선택과목인 점을 들어 역사교육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에게 국사뿐 아니라 세계사 등 역사를 가르치는 방침이 나와야 한다"며 외교통상부뿐만 아니라 교육부 등 국회 상임위원회 소집을 제안했다.

또한 박 대표는 "고구려사 문제는 북한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라며 "우리 정부가 북한과 협력,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사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정부여당과의 초당적 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리빈 주한 중국대사와의 만남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당 차원에서는 비자발급 거부 등과 관련 해명을 요구하며 주한 중국대사관을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수장학회 파문과 관련 이사장직 사퇴 여부를 두고 박 대표의 거취표명에 관심이 모아졌으나 박 대표는 "오늘은 (고구려사 문제 외에) 다른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관련된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오늘 기자회견이 과거사 논란과 관련, 국면전환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의원들의 중국비자발급이 안나온 것은 지난 5월 대만 천수이볜 총리 취임식에 한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것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그런 문제로 인한 앙갚음이라고 하면 중국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인가."

- 그럼 원인을 뭘로 보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인데 외국에서 간섭한다고 하면 우리의 자존심을 상처내는 일이다. 이번 일이 대만총리 취임식 참석여부를 떠나서 중국도 고구려사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본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이 이번 기회에 잘 결속시키려는 어떤 프로젝트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아무튼 중국정부도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다."

- '박사모' 홈페이지 보니까 일부 회원이 촛불시위를 하자는 제안도 있더라.
"국민도 얼마나 분노하겠는가. 하지만 그건 국민이 자율적으로 할 문제이지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국민은 국민대로 표시를 한다고 생각한다."

- 다음주 중국 대사 예방이 계획되어 있는데 대화할 의지 있나.
"다음주 금요일 리빈 대사와 면담이 약속되어 있다. 얘기를 나눌 의향이 있다. (고구려사 문제가) 최대 현안이므로 항의도 할 것이다."

-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한 문책이나 추가로 대응할 계획인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우리가 촉구했는데도 '조용한 외교'라고 했다. 저들은 교과서에 반영하겠다고 나오는데 우리만 조용히 대응하면 안되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역사 바로 세운다고 얼마나 대단했나. 그 노력의 조금이라도 중국 문제에 대응했다면 문제가 있었겠나."

- 중국은 우리의 교역상대국 1위.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 안하나.
"그렇다고 방치해야 하나. 뿌리 잘려나가고 주권국가의 권리를 잃는 것인데 뭐가 필요 있나."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6일 오전 9시 40분]

박근혜 대표, 오전 10시 정국현안 긴급 기자회견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6일 오전 10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특히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현장 등을 방문하려던 한나라당의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소속 의원들(심재철, 이재오, 홍준표 등)이 주한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출국일자가 지연된 것 등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등 이에 대해 박 대표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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