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꽃은 때가 되면 피고, 가장 화려했던 순간이라고 할지라도 때가 되면 미련없이 자리를 비켜줍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그리도 짧기에 늘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있기도 하고, 늘 그 자리에서 서성이게 만드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바람개비를 만들어 들판에서 뛰어다니던 추억을 생각나게 한 바람개비를 닮은 꽃, 백화등을 만난 것은 지난 5월이었습니다.
문득 유년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을 만나면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쁘게 살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조금 천천히 걸어왔어도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숨차게 달려왔는지 후회 같은 것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아직은 앙다문 입술이지만 저 앙다문 입술에 담고 있을 아름다운 사연들이 입술을 열기만 하면 쉼 없이 쏟아질 것만 같습니다. 그렇게 쉼 없이 쏟아내도 수다처럼 들리지 않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부 주옥 같은 소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