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무협소설> 전사의 후예 359

악인은 지옥으로 (7)

등록 2004.08.09 11:23수정 2004.08.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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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깜박 잊고 말 안 한 게 하나 더 있다. 네 놈이 이 칼을 끔찍하게 아낀다는 소문이 있더라. 그래서 얼마나 좋은 건지 보려고 망치질 몇 번했더니 이빨이 좀 빠지더구나. 그래서 지금은 칼이 아니라 톱이 되었다.”
“파문도를 못 쓰게…? 이놈! 그게 얼마나 귀한 건데…”

“귀해? 요즘엔 지옥에도 병장기를 가져가나 보지? 임마, 곧 뒈질 놈이 칼은 있어 뭐해? 크크! 이걸로 네 놈의 목을 딴 뒤에 해우소에 콱 처박아 버릴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알았어?”
“이, 이런…”


석원신태랑은 분노를 느끼는지 부르르 떨었다. 파문도는 무림천자성 고위층에 부탁하여 간신히 얻은 것이다. 하여 가전지보(家傳之寶)로 삼았다. 그렇기에 신주 모시듯 했는데 그걸 망가트렸다고 하자 화가 난 것이다.

“병신 같은 놈! 제 목숨보다 이깟 칼이 더 중요해? 이렇듯 뭐가 더 중요한 지를 모르는 놈이었으니 그따위 헛소리를 지껄였지. 좋아, 이제부턴 네 놈에게 좋은 맛을 보여주겠어.”
“대체 무슨…? 윽!”

석원신태랑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마혈과 아혈을 제압 당해 전신이 뻣뻣하게 굳음과 동시에 말조차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 지금부터 잘 들어. 네 놈이 왜 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줄 테니. 네 놈이 지껄인 망언(妄言) 때문에 얼마나 많은 본곡 곡도들이 분노로 떨었는지 알아? 그건 죽을 죄에 해당해. 그래서 네 놈은 물론 네 놈의 일가 모두를 몰살시키기로 결정했다. 어때, 마음에 들지? 크흐흐!”
“으으으, 으으으……?”

“이제 누가 나를 보냈는지 짐작하겠어? 후후!”
“으으으, 으으으으……?”


“믿어지지 않아도 상관없어. 왜냐고? 후후! 이제 죽을 시간이 됐거든. 헌데 쉽게 죽지는 못할 거야. 왜냐고? 그 동안 네 놈의 아가리에서 나온 소리를 가만히 생각해 봐라. 그러면 왜 통쾌하게 못 죽는지 알 거야. 후후!”
“으으! 으으으으…!”

“굵고 짧게의 반대말이 뭔 줄 알아? 가늘고 길게만 반대말인줄 알지? 임마, 가늘고 짧게도 되고, 굵고 길게도 돼.”
“……?”


“이제 네 놈은 아주 아주 굵고 긴 고통의 심연 속에 빠지게 될 거야. 먼저 네 놈의 얼굴 가죽을 벗기고 다음엔 아가리를 찢을 거야. 후후! 가죽 벗겨진 얼굴에 소금을 뿌리면 어떤 느낌일까? 무척 고통스럽겠지?”
“으으, 으으으으……!”

“왜! 겁나냐? 다음엔 산채로 배를 갈라 네 놈의 창자를 꺼낼 거야. 그걸 잘라서 네 놈의 찢어진 아가리에 처넣을 거야. 이 정도는 약과지. 네 놈들이 본곡을 점령했을 때 했던 악행에 비하면…”
“으으, 으으으……!”

“자, 먼저 얼굴 가죽을 벗겨야지? 크흐흐! 아프겠지만 어쩌겠냐? 마비산(痲痺散) 같은 것이라도 뿌려서 통증을 덜하게 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겠지만 나는 그렇게는 못하겠다. 왜냐고? 크흐흐! 네 놈을 인간으로 보지 않거든. 이 쥐새끼야.”
“끄응……!”

석원신태랑은 괴한의 손에 들린 소도(小刀)를 보는 순간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으으으윽! 으윽! 윽! 으윽! 크으윽! 끄응!”

소도가 얼굴에 닿자 비릿한 혈향이 풍기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석원신태랑의 입에서는 신음도 비명도 아닌 괴상한 소리가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또 다시 정신을 놓은 것이다. 그러는 사이 얼굴 가죽이 모두 벗겨지고 흉측한 모습으로 변했다.

“으윽! 으으으으윽! 으으으윽! 으아아아아악!”

시뻘건 선혈로 흥건히 젖은 얼굴에 굵은 소금을 뿌리고 마구 비벼대자 혼절했던 석원신태랑은 비명도 아닌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깨어났다. 태어난 이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상상도 못했던 엄청난 통증 때문이었다.

“짜식! 이걸 가지고 뭘 그래? 예전에 너희 왜문의 개자식들이 선무곡 곡도들에게 행한 악행에 비하면 새 발의 피도 안 돼. 그러니 엄살부리지마. 이제 시작일 뿐이니까. 자, 얼굴 가죽은 다 벗겼으니 이제 슬슬 아가리를 찢어볼까? 크흐흐!”
“으으으! 으아아아아아악!”

비릿한 혈향이 더욱 짙어진 것은 온갖 망언을 일삼던 석원신태랑의 입이 좌우로 질게 찢어진 직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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