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와 대담을 나누는 조문기 조선민족사학회 부이사장(오른쪽)박도
08:30, 빈관 숙소에서 이국성씨의 통역으로 중국조선민족사학회 부이사장 겸 무순시 사회과학원 만족연구소 소장인 조문기(56) 박사와 대담을 나눴다.
그는 현재 요녕성 신빈현 만족자치현 신빈진 신흥가에서 살고 있는 바, 굳이 조선 역사를 공부한 까닭을 물었더니,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 조선족이 많이 살았고, 그곳이 조선족 독립운동의 근거지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겨레의 동북 삼성지역 항일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는데, 듣고 보니 대부분 필자가 다른 문헌에서 본 바와 다름이 없었다. 필자가 신흥무관학교의 역사적 의의에 대하여 묻자, 신흥무관학교를 매우 높게 평가하였다.
"이 학교는 망명 조선민족 지도자들이 일제를 몰아내고 조국을 되찾겠다고 항일 전사를 기르고자 세운 학교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일제와 정면으로 무장 투쟁한 곳에는 으레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이 있게 마련이었다.
이런 무장 투쟁은 중국인들에게도 항일사상을 고취해 주었다. 그래서 신흥무관학교에는 일부 중국인 학생도 있었다. 중국인을 깨우친 학교라고도 할 수 있다.
또 이 학교는 사범학교와 같은 역할로 졸업생들이 다른 조선족학교의 교사나 교관으로 조선족 2세들을 교육시켰다. 이들 졸업생들이 후일 동북항일연군, 팔로군, 홍군, 국민혁명군 등 항일무장단체에서 활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무관학교는 조선과 중국의 해방에도 이바지하였고, 또 중국인을 크게 각성시킨 학교였다. 조선이나 중국의 해방이 다 우연이 아니었다. 이런 무관학교 출신들이 투쟁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다"고 했다.
필자가 바람직한 한중관계를 묻자, 그는 한 마디로 "평화(平和)"라고 답했고, 무엇보다 조선반도의 '화평(和平)'이 동북아의 평화에 매우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반도가 빨리 통일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