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진입 도로를 통제한 경찰. 이날 지율스님 방문에는 서명본부 관계자 20여명과 취재진뿐이었으나 경찰은 "5명씩 이동하기로 서명본부 관계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취재진의 접근을 막았다.오마이뉴스 김태형
"정간법 등록 기자만 통과시켜라"
이에 일부 취재진은 '지금 보도통제 하는 것이냐'며 강력 반발했지만 종로서 관계자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백창기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 회장과 취재진 일부를 청와대 앞으로 보냈다.
법보신문 등 자리에 남아있던 20여명의 취재진은 청와대로 발길을 향했으나 곧 경찰 병력 수십 명이 길을 막아섰다. 일부 기자들은 경찰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으나 현장에 있던 경찰들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후 한 차례 더 서명본부 관계자와 취재진 일부가 청와대로 다시 향하기도 했으나 현장 경찰은 7명까지 통과를 시킨 후 "기자들 막아, 기자들 막아" 외치며 취재진을 또다시 저지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던 취재진과 서명본부 관계자 일부는 통제를 하는 이유를 계속 따져 물었지만 현장 책임자였던 종로경찰서장 등은 이미 청와대 앞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20여분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 무전기에서는 "정간법에 등록된 매체 기자들만 기자증을 확인하고 통과시키라"는 연락이 계속 들렸다. 이 소리를 들은 몇몇 기자들은 기자증을 제시하며 통과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한참동안 이 요구마저 들어주지 않았다.
일부 기자들은 "청와대 안도 아니고 청와대 앞길인데 도대체 왜 기자증을 요구하고 길을 막아서는 것"이냐고 거칠게 항의했고, 또 다른 기자는 명함을 제시하며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댄데 정간법 운운하며 취재 자체를 막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빨리 조속한 조치를 취해 달라'는 취재진의 항의에 현장 경찰들은 "위에서 시키는 것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담당관에게 연락을 해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