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막걸리 집에서 풍수를 논하고 있는 김두규 교수윤형권
"풍수는 입력에 대한 출력이 나오기까지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학입니다."
풍수지리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김두규(44세, 우석대)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독일문학을 전공하고 우석대학교에서 독일어와 독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이인제씨 등의 묘소를 보고 당시 민주당 노무현 상임고문의 부모 묘자리가 풍수적으로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내려 노 대통령 당선 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7월 중순 전주의 한 막걸리집에서 김 교수를 만나 신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흔히 묘지를 잘 잡아 명당 발복으로 집안이 흥하고 개인이 잘 되는 것이 풍수지리의 전부인양 잘못 이해해서 오해와 편견이 많아 학문적으로 발전하는데 지장이 많습니다.
풍수는 이미 우리 삶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생활전반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풍수는 학문으로서의 충분가치가 있으며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풍수에 관련한 체계적인 저서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오히려 서양에서는 한의학, 동양철학과 함께 풍수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활발한 상황입니다. 또, 조상들의 문화유산은 풍수에 의해 조성되었기 때문에 풍수의 정확한 이해는 바로 문화유산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요.
현대에 있어 풍수를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환경파괴나 무분별한 개발 등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또 조선시대로부터 묘지풍수로 타락한 기존 풍수지리 패러다임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현대적 재구성의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풍수의 학문적 연구가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