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수석연구원김갑수
3ㆍ1운동을 연구한 전문가로서 독립기념관에서 20년 가까이를 근무해온 이정은 연구원은 “독립기념관을 세워놓고도 계속적인 구조조정이 해마다 진행되어 왔고, 연구소 폐쇄ㆍ축소를 계속해 오고 있다”면서 “강대국의 역사기념관과 같은 수준의 건물을 만들어 놓고도 실질적인 운영은 목천읍 사무소 보다 못하게 하고 있다. 필요한 연구 인력의 확보와 체계적인 기초 작업이 이뤄진다면 역사왜곡이 어떻게 이뤄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국립민속박물관에도 한 건물 당 연구원이 2~3명이 있고, 일본역사박물관은 정원의 절반이 학자 및 전문가인데 독립기념관의 경우 7개의 전시실이 있지만 담당 연구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정원 89명 중 14명만이 학자로 구성돼 있다”라고 말했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정은 연구원은 “우리가 연구에 대한 예산이 부족하다면 기획예산처에서는 ‘전시관 한 두게 닫으면 될 것 아니냐’라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신군부가 상징적인 의미로 독립기념관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누가 세웠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육성을 해야 한다. 연구원들이 심화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지원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청산관련법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부가 운동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기초적인 작업을 완벽하게 한다면 친일세력들은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이다”라며 “감정적이고 의도적인 대응"을 지적했다.
또한, “독립기념관을 다녀간 많은 재외 동포들은 ‘독립기념관을 관람하고서야 우리 민족을 가슴으로 느끼게 되었다’라고 말한다. 독립기념관에 대한 중요성을 우리 국민들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해마다 약 2만 여명의 의식 있는 일본인들이 독립기념관을 찾는다. 그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명확히 알려서 ‘친한파(親韓派)’로 만들어야 한다. 독립기념관이 남북통합, 지역갈등 해소, 세계인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타 부서의 관계자들도 구조조정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한 직원에 따르면 “독립기념관에 입사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이곳이 평생직장이다’라고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다. 항상 구조조정을 염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원축소 때문에 일의 분담이 어려워지고, 중첩되는 경향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87년 개관 당시 정원이 171명이었는데 93년 120명, 99년 114명, 2000년 89명으로 감원돼왔고, 그나마 89명(임원 및 별정직 3명, 사무직 53명, 학예직 4명, 연구직 10명, 기술직 19명)의 정원마저 못 채워 현직원은 76명이 고작이다. 물론, 일부 직원들은 아웃소싱을 통해 관리되고 있지만, 무리한 인원 감축은 독립기념관의 설립 목적을 다하기에는 부족하다.
한 관계자는 “독립기념관을 흑자니 적자니 하는 경제적인 논리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 독립기념관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과 인력의 확보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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