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향
초등학교 앞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을까? 당연히 초등학교 앞이니 문방구가 있을 것이고, 아이들 학습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물품 중에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이들의 사행심을 조장하는 게임기다.
며칠 전 집 근처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다가 아이들이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분명히 여름방학 중인데, 왜 모였을까.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아이들은 소형게임기를 중심으로 모여 있었고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살펴보니 예전보다 오락기가 많아진 것같았다. 그날 저녁 나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산책 코스로 잡고,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
게임기 주변에는 긴 줄은 아니지만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 앞에 서서 게임 하고 있는 아이들의 게임을 골똘히 들여다보는 아이, 이미 게임을 마친 후 돈이 없어 아쉬움을 달래며 다른 아이들의 게임을 지켜보는 아이들 등이 서 있었다.
게임을 주로 하는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로 초등 2학년에서 5학년 사이가 대부분이었다. 왜 6학년 형들은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6학년 형들은 이미 많이 해서 시시해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