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올해 경제성장률 5%, 실업률 3.2~3.3%, 물가상승률 3%, 경상수지 흑자 200억~250억달러, 여기에 교수님들은 평점을 얼마 주겠는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경제학 교수들에게 던진 돌발 질문이다. 박승 총재는 13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에서 가진 오찬 강연 중 참석자들에게 우리 경제 성적을 매겨볼 것을 권유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에 대해 F학점을 준다면 경제학 교수 자격이 없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경제성장률과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후하게 주면 A마이너스, 좀 짜게 주면 B플러스는 되지 않겠느냐”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경제 성적은 좋은데 국민들은 생활이 어렵다고 하는 것은 자발적이든 강요든 국민들이 소비를 하지 못하고 허리띠를 졸라 맸기 때문”이라며 “열심히 일해서 경제를 5% 성장시켰으면 이제 저축은 그만하고 소비를 늘려야 한다”며 저축과 소비의 균형을 강조했다.
“가계와 기업 모두 저축 그만하고 소비, 투자 늘려야”
박승 총재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내수 부진을 들고 그중에서도 민간소비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만 설비투자 부진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민간소비에 카드 부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최고 84조원에 이르던 카드부채가 올 3월 48조원으로 줄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내로 들어왔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올해 터널을 빠져나올 것이며, 민간소비도 지난 6월 이미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 개선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기업들이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를 설비투자에 쓰지 않고 빚 갚는데 모두 쓰고 있다”며 “앞으로 설비투자 증가에 관심을 갖고 모든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승 총재는 현재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을 단기적 관점이 아니라 경제발전사적인 장기적 관점에서 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