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티지' 신차발표회가 20분 늦게 시작된 까닭

[현장스케치] 이헌재 부총리 도착 지연으로 행사 개막 지연

등록 2004.08.17 21:27수정 2004.08.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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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저녁 서울 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뉴스포티지 신차발표회장에서 이헌재 부총리와 정몽구 회장(맨 오른쪽)이 신차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7일 저녁 서울 하야트 호텔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뉴스포티지 신차발표회장에서 이헌재 부총리와 정몽구 회장(맨 오른쪽)이 신차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언제 시작하지?"
"6시가 넘었는데…."

17일 오후 6시10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 기아자동차 뉴스포티지 신차발표회장에서 이같은 볼멘소리가 여러차례 새나왔다. 오후 6시로 예정된 신차발표회가 10분 넘게 지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을 통해서는 "내외빈 여러분 죄송합니다, 호텔 인근 교통이 막혀서 행사가 잠시 늦어지고 있습니다"라며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가 한두차례 흘러나왔다. 하지만 누가 아직 행사장에 도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무대 앞자리에 마련된 귀빈석에서는 김혁규 대통령 경제특보와 박광태 광주시장,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 최열 환경운동연합 회장 등이 주인공의 입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관련 업계 외국인 임원들도 눈에 띄었다.

오후 6시20분께.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카메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행사장 입구에 들어설 무렵, 정 회장 옆에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행사관계자의 '극진한' 에스코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었다. 이 부총리의 '지각'이 행사 지연 사유임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정부쪽 대표로 이희범 산자부 장관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로 돼있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격이 한단계 높은 이헌재 부총리가 발표회장에 참석함으로써,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높아진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

a 정몽구 회장이 이헌재 부총리에게 신차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이헌재 부총리에게 신차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부총리는 행사시작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정계 인사들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귀빈석 한 가운데에 마련된 좌석으로 안내됐다. 정몽구 회장 바로 옆좌석이었다. 이어 행사장엔 전등이 꺼졌고, 무대 정면에서는 뉴스포티지의 탄생을 신고하는 홍보영상이 2000여명의 초청객들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지며 발표회의 서막이 올랐다.


이 부총리의 지각에도 불구하고 정몽구 회장의 융숭한 대접은 계속됐다. 약 5분 동안의 홍보영상 상영이 끝난 뒤 정몽구 회장은 "존경하는 이헌재 부총리, 여러 국회의원들과 내외귀빈 여러분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성원해준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정 회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한 뉴스포티지는 다음달 유럽으로, 10월에는 미국으로 수출돼 우리나라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침체된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준비된 원고를 읽어나갔다.


예상과는 달리 축사는 이헌재 부총리가 맡지 않았다. 김혁규 특보가 대신했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 탓에 이 부총리가 축사를 준비할 겨를이 없었을 것이고 정몽구 회장이 이를 배려해 축사를 맡길 외부인사를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김혁규 특보는 축사에 앞서 "축사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라며 "산자부 장관 대신 나에게 해달라고 해서 엉겁결에 이 자리에 섰다"고 당황스런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6시50분께 이헌재 부총리는 참석한지 30여분만에 정몽구 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에 응한 뒤 정몽구 회장의 배웅을 받고 조용히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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