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Y고, 학교운영비 3억여원 잘못 사용"

열악한 교육환경에 항의하며 '학교운영 투명화'와 '학교장 퇴진 요구'를 하고 있는 의정부 Y고등학교에 대한 민원감사 결과가 지난 18일 오후 법인측과 교사들에게 통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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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보된 감사결과는 18건의 감사 지적사항에 대해 시정요구, 학교장과 행정실장에 각각 중징계와 경징계 등의 처분 및 처분요구 등이다.

이에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6월 24일 Y고등학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단이 교육청 교육국장 면담에서 특별감사를 요구하자 같은 달 26일부터 8월 3일까지 교무행정분야, 회계분야 및 학교운영관련분야, 법인관련분야 등에 대한 민원감사를 실시하였다.

교사들의 철야농성과 학생들의 수업거부 39일째를 맞고 있는 Y고등학교 교사들은 교사·학부모 각 3명씩 6명으로 협상단을 구성해 법인과 협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교사들은 법인측과 협상이 시작되면 '교장퇴진'과 '덕망 있는 교장추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장과 법인 이사장에게 발송한 '민원사안 감사결과 처분'(왼쪽)과 교사34인에게 발송한 '민원사안 조사결과 알림'(오른쪽). 왼쪽에 보이는 공문서에 감사내용에 대한 상세한 결과가 정리된 '감사결과 처분서' 18부가 첨부되어 있다.박성필

"18건에 대한 결과처분, 학교장 인식전환 필요"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법인 이사장과 학교장에 발송한 30여 매의 '민원사안 감사결과 처분'이란 제목의 공문서에서 감사 지적사항 18건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학교장 안아무개씨를 중징계, 행정실장을 경징계에 처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교회계 및 법인회계 불법집행에 관련해서는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감사결과 처분 이외의 시정 요구 사항 중 학사관련사항과 제기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명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교사들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상당 부분 학교장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힌 뒤 "학교운영 전반에 대하여 교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관련 법규정에 의거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운영을 할 것"을 요구했다.

법인과 학교는 감사 지적사항 18건에 대해 '민원사안감사 조치결과'를 기재한 후 관계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오는 9월 12일까지 제출해야 하며, 처분 사항에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최소 2억3천여만원에서 최대 3억4천여만원 잘못 집행"

▲**감사결과 처분 가운데 학교법인 및 학교운영비 등과 관련된 8개 항목을 처분 제목별로 액수를 정리한 자료**박성필

경기도교육청이 통보한 감사결과 중 학교법인 및 학교운영비 등과 관련된 항목은 8개 항목이다. 이들 항목은 각각 부당집행, 불법집행, 초과집행, 목적외 사용, 부적정 등으로 단순 합계할 경우 최소 2억3천여만원에서 최대 3억4천여만원이 잘못 집행된 셈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이중 '학교회계 및 법인회계 부당집행'과 관련하여 학교교육활동 및 법인운영을 위하여 집행해야 할 학교회계예산 및 법인예산을 개인사찰 및 개인주택 관리, 개인 병원치료비에 불법으로 집행하였다고 판단하여 4966만 630원을 교장 안아무개씨에게서 회수하도록 조치하였다.

또, '학교회계 및 법인회계 부당집행'과 관련하여 학교회계 및 법인회계에서 법인소유차량 유지비, 교육활동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물품 구입비, 항공권 구입비 등에 사용된 5091만 9760원을 회수하도록 하였다. 또, 교직원 복무 부적정과 관련해서는 과다지급된 보수 359만 9120원을 학교회계 직원 이 아무개씨에게서 회수하도록 하였다.

규명하지 못한 사항 많아

경기도교육청은 회계집행상의 문제점 외에도 예산 및 결산자문위원회 구성, 교원인사위원회 설치, 학교운영위원회 운영, 학교 전결규정 제정, 공석인 교감임용 등을 권고하고 학교회계 집행절차와 폐기물 처리, 교직원 복무, 보수공제 등에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장과 법인 이사장에게 보낸 공문서에서 "구체적인 내용 규명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교사들에게 보낸 민원회신문에서는 "내용 규명이 용이하지 않았다"고 밝혀 감사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이렇게 된 데는 대책위원회에서 의혹을 제기한 문제들 가운데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관계자들이 답변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도교육청이 교사들에게 발송한 '민원사안 조사결과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서에 포함된 '언론보도 내용에 관한 사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4명의 교사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그동안 학교장이 비리를 저지른 적 없다고 했고 법인 이사들도 동조해 왔으나, 감사결과에 지적사항이 있어 학교장 퇴진의 명분을 얻었다"며 "관선이사 파견을 요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또 "34명의 교사들 명의로 교장 안 아무개씨를 고발할 계획이며 고발장에는 학부모들의 연대서명도 첨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 언론 보도 내용에 대한 입장표명
	교사들에게 발송한 공문서에 포함된 <언론보도 내용에 관한 사항>의 내용

	▲ 93년경 당시 학교장 안 아무개씨가 전기동 교감에게 지시하여 동료교사에게 폭력 등을 행사하였다는 내용에 대하여는 학교장이 답변에 응하지 않을 뿐 아니라 관련 당사자들도 퇴직한 상태이므로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음. ▲ 학교장의 사적인 일과 관련 유탁희 교사의 수업결손이 있었다는 내용은 동료교사의 대체수업 등으로 결손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동원 이유나 내용 등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확인이 어려울 뿐 아니라 상기 내용과 같이 학교장의 답변 청취가 어려워 사실 규명이 곤란한 실정임. ▲ 학교 도색공사비 중 일부가 유용되었다는 내용은 집행 사실과 다르게 작성된 결산내역을 근거로 제기된 의혹으로 실제 도장공사 집행 내역을 확인한 결과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음. ▲ 안 교장의 지시로 당시 전기동 교감이 허위 지출증빙서를 작성하여 450만원을 마련, 이를 전달하였다는 언론보도 내용은 공금인출 사실은 확인되었으나 동 금액 전달 여부가 불투명하여 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되는 바, 동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임. / 박성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