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하면 배용준보다 순천을 떠올려요"

일본에서 차별 철폐 운동 하는 오사카 가시마 지부 순천 방문

등록 2004.08.21 22:51수정 2004.08.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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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교류단 환영식에서 손에 손을 잡고 "파란마음 하얀마음"을  부르고 있다
일본교류단 환영식에서 손에 손을 잡고 "파란마음 하얀마음"을 부르고 있다김석
순천YMCA와 오사카 가시마 지부의 회원들이 8월 18일부터 21일까지 3박 4일 동안 교류활동을 가졌다. 홈스테이로 진행된 이번 교류에는 일본 학생 9명, 어른 7명이 순천을 방문했다.

순천YMCA에서는 지난 3년간 일본 오사카 가시마 지부 청소년들과 평화를 주제로 홈스테이 교류를 실시해오고 있다.

가시마 지부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차별 철폐를 위해 운동하는 인권운동단체이다. 그리고 가시마 지부 동맹 부락이라는 마을을 형성하여 마을내의 여러 가지 사회복지시설, 교육기관 등이 주민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마을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다.

가시마 지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이나 가치관이 여느 일본인들과 달라 한국에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순천YMCA와 교류를 통해 한국 하면 순천을 떠올릴 정도로 한국을 가깝게 느끼고 있다.

한국을 3번째 방문하고 있는 야나가와(초등학교 교사)씨는 “지금 일본에 '겨울연가'의 영향으로 배용준씨에게 한국말로 편지를 보내기 위해 일본인들이 한국말을 배우고 있지만, 우리 가시마 지부에서는 순천에 오기 위해서 한국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가시마 지부 내에서는 한국 하면 순천을 먼저 떠올립니다”라며 오사카 내의 또 다른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소개했다.

낙안민속마을을 방문하고 있는 가시마 지부 학생들
낙안민속마을을 방문하고 있는 가시마 지부 학생들김석
오사카 가시마 지부 교류단은 첫날 순천의 낙안읍성, 순천만, 송광사를 둘러보고 난 후 순천YMCA의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조아모)’과 함께 교육문제와 관련하여 토론을 가졌다.

'조아모'와 토론을 마치고 난 후 기념촬영
'조아모'와 토론을 마치고 난 후 기념촬영김석
이날 토론회에서 김준수(주현이 아빠)씨는 “왕따가 일본이나 한국이나 큰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책임도 중요하지만 가정교육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미나미다 아쯔이씨는 “일본 역시 이지메 문제로 걱정이 많다. 가정교육이 중요한 만큼 순천의 ‘조아모’와 같은 학부모 모임을 가시마 지부 동맹 부락 내에서 운영해보면 좋을 것 같다”며 더욱 잦은 교류를 통해 교육문제와 관련하여 더 많은 토론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송별식에서 손을 잡고 아쉬워하는 홈스테이 참가자들
송별식에서 손을 잡고 아쉬워하는 홈스테이 참가자들김석
3박 4일의 짧은 교류 일정을 마치는 송별회에서 환경 전공인 대학생 오키 사야카씨는 “가시마 지부 식구들에게 보여준 순천YMCA 관계자분들의 친절과 홈스테이를 갖게 해준 가정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순천 식구들이 오사카에 오게 되면 우리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싶다. 이번 겨울에 꼭 방문해 달라. 교류가 끊이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밝혔다.

일본교류단과 순천YMCA 참가자들은 평화 영상과 메시지를 전달하고 다같이 한국의 동요 ‘파란마음 하얀마음’을 합창한 후 교류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교류에 참가한 순천YMCA와 가시마지부의 참가자들
이번 교류에 참가한 순천YMCA와 가시마지부의 참가자들김석
순천YMCA와 오사카 가시마 지부가 우연히 만나, 어렵게 전개된 교류가 벌써 3년째를 맞았다. 양국을 거쳐 간 교류 인원만 해도 벌써 100여명이 넘어선다. 일본과 한국에서 시민운동을 한다는 공통점으로 시작된 인연이 문화를 배우고, 정책을 배우는 등 갈수록 깊어져 가고 있다.

단순한 문화 교류나 관광이 아니라 오사카 내에 한국의 작은 도시 순천에 다녀온 것이 자랑거리가 되고 있고, 순천YMCA 내에서 가시마 지부의 공동체 운동을 배우고 따라하고자 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3년전 교류를 시작했던 가시마지부 교류단장 구와나 히로시씨
3년전 교류를 시작했던 가시마지부 교류단장 구와나 히로시씨김석
양국의 아픈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할 때마다 고개 숙여 사과하는 구와나 히로시 선생은 “앞으로 순천과 가시마 지부의 교류가 계속되어 한일 양국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한일교류의 모범을 우리가 만들어 보자”고 한다.

교류단은 모두 떠났다. 올 겨울에는 순천에서 가시마 지부로 떠난다. 올 겨울에 가시마 지부에서 만날 사람들에게 더 많은 한국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놓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겠다.

서로가 맞잡은 손을 앞으로도 놓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서로가 맞잡은 손을 앞으로도 놓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김석
우리밀 공장을 찾아 체험하고 있는 일본 학생들
우리밀 공장을 찾아 체험하고 있는 일본 학생들김석
레프팅에 마냥 즐거운 가시마지부 학생들
레프팅에 마냥 즐거운 가시마지부 학생들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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