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유리판에 돋을새김이 되어 있다.정철용
전시중인 사진작품들 위에 유리판을 덧댄 후, 그 유리판 위에 사진 속 피사체 윤곽선을 따라 유리 가루를 녹여 등고선처럼 '돋을 새김'을 넣어서 시각장애인들도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전시회의 개막식에 특별히 초청 받은 시각장애인 여성 줄리 우즈-댈러웨이는 이 전시회를 감상한 후에 그 소감을 다음과 같이 <뉴질랜드 헤럴드> 지에 밝혔다.
“지금까지 한번도 미술관에 가 본 적이 없었는데, 만지지 말라고 하는 대신에 만져 보라고 주문하는 미술관에 오게 되니 너무 좋아요.”
또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호마이 국립학교(Homai Natioanl School for the Blind and Vision Impaired)’에 다니는 학생들을 직접 인솔해서 전시장을 찾은 린드세이 데이비 교감도 이 전시회의 아이디어를 적극 환영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 이를테면 수평선이나 나무 우듬지와 같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져다주는 전시회로군요.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오클랜드의 젊은 사진작가 글렌 히난(28)이 뉴질랜드에서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이러한 새로운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에는 그의 개인적인 가족사가 자리 잡고 있다.
그가 사랑했던 할머니께서 생애의 후반부에 시력을 상실해 큰 불편을 겪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경험이 시각장애인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게 된 가장 큰 동기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