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발을 정리하고 있는 여성김준
낙지로 생계를 잇고 있다
사초리에서 낙지 통발을 하는 사람은 80여호로 통발어선은 100여척에 이른다. 홀아비섬에 마련된 어판장은 낙지만 위판하고 있다. 낙지를 잘 하는 사람은 봄철에 1천만원, 가을철에 1천만원 등 2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들어가는 돈이 나오는 돈보다 더 많은 농사에 비하면 사초리 주민들에게 아직도 바다는 황금 밭이다.
낙지 통발은 대체로 5일만에 물을 본다(통발을 건지는 것을 '물본다'라고 이야기 한다). 3m에 한 개씩, 한 줄에 40여개의 통발을 매단다. 낙지 통발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으면 조금과 사리 등 물때와 관계없이 할 수 있다.
통발 장소는 지정되어 있지 않으며, 잇감으로 게가 이용되는데 겨울에는 1㎏에 7~8천원, 여름에는 4천원에 거래된다. 특히 살아 있는 싱싱한 게를 먹잇감으로 사용하여야 낙지가 많이 들어 온다.
봄철에 시작한 통발 낙지는 3~4개월 쉬었다가 10월부터는 낙지 주낙을 시작하여 12월 초까지 할 수 있다. 추워지면 낙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낙지 주낙도 할 수 없다. 당시 직접 낙지를 잡았다는 박종빈씨 이야기다.
"옛날에는 남자들만 노를 젓을 때는 둘이 어울려서 했는데 도암장, 강진장, 자일(북일)장에 나가서 팔아서 나누제. 소내기(속도가 빠른 작은 기계배)가 나오고, 기계배 나오니까 부부간에 하제. 며칠간 해서 한 300 벌면 술값 지아리고(계산하고) 둘이서 나누어. 지금은 매일 다녀. 한 사람이 통발은 많이 하면 1000개, 1500개를 넣제. 바람 불면 못하고, 날이 좋으면 오전 12시까지 다 봐. 새벽에 김밥 싸서 가지고 가서."
낙지 통발과 달리 낙지 주낙은 사리 때는 할 수 없다. 물이 시면 주낙이 뜨기 때문에 못한다. 낙지 주낙은 100m 정도의 로프에 칠게를 매달 수 있는 300~350개의 찌를 연결해 낙지를 잡는 것이다. 무릎에 닿을 정도로 바닷물이 빠졌을 때, 주낙줄을 물에 띄우면 낙지가 좋아하는 칠게를 매단 찌가 갯벌 위에 가라앉는다. 배를 상대(10m 정도의 대나무)로 가만히 밀면서 주낙 줄을 당기면 갯벌에 나와 먹이를 찾던 낙지들이 칠게를 감싸 안는다. 한번 감싸 안은 낙지는 어민들이 끌어 올릴 때까지 놓지 않기 때문에 잡을 수 있다.
주낙으로 낙지를 잘 잡으면 10뭇(1뭇에 10마리) 정도 잡는다. 통발로 잡는 경우에는 이보다 좀 덜해 8뭇 가량 잡는다. 주낙도 1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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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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