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변산, 그 속에 숨어 있는 보물들

변산반도 기행(6) 내변산에서 꼭 봐야할 멋진 풍경 몇 가지

등록 2004.09.02 12:38수정 2004.09.0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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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반도에서 그저 바다만 휘리릭 둘러보거나 혹은 그 유명하다는 채석강과 내소사만 보고 온다면 너무 아깝다. 이곳에 숨어 있는 경치들이 얼마나 좋은지는 내변산을 가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그 숨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직소폭포와 폭포 가는 길은 볼거리로 풍성하다. 폭포 가는 길에 만나는 산딸기와 실상사지, 원불교 제법 성지를 비롯하여 '봉래구곡'이라고 불렸던 계곡의 경치는 탄성을 자아낼 만하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훼손되지 않은 자연은 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직소 폭포 가는 길의 물길은 분옥담, 선녀탕, 봉래 계곡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 준다. 선녀들이 이곳에서 목욕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선녀탕이나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물웅덩이들은 마치 만들어진 것처럼 하나 같이 독특하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한줄기 물이 내리 꽂히는 직소 폭포의 모양 역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다.

a 직소 폭포 아래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물웅덩이

직소 폭포 아래에 있는 특이한 모양의 물웅덩이 ⓒ 강지이

a 깎아지른 절벽의 물줄기, 직소폭포

깎아지른 절벽의 물줄기, 직소폭포 ⓒ 강지이

이 모든 광경은 내변산에서 직소폭포로 향하는 길에 만날 수 있다. 산행 거리는 꽤 긴 편으로 어른 걸음으로 왕복 2시간은 각오해야 한다. 736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사자동'이라는 동네에서 좌측으로 꺾어 가다 보면 이 산행 코스로 진입할 수 있다. 좀 긴 거리이긴 하지만 꼭 가 보길 권한다.

이 코스는 내소사에서 올라오는 산행 코스와도 만나게 되어 있는데 내소사에서 출발하는 것은 더욱 더 힘들다고 한다. 내소사를 거쳐 직소폭포를 보고 월명암까지 가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좀더 쉬운 산행을 원한다면 우선 직소 폭포까지 가고 내소사나 월명암은 다시 그 입구에서 올라가는 것을 추천한다.

월명암의 낙조대 또한 변산반도의 숨은 비경을 볼 수 있는, 꼭 가 봐야할 곳이다. 월명암으로 가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우선 직소 폭포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월명암 쪽으로 빠지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차를 직소폭포 입구에 세워 둘 경우 다시 그곳까지 걸어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내소사에서 올라가는 것도 마찬가지로 내소사, 직소폭포, 월명암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올라간 곳과는 반대편으로 내려오게 되어 차를 가지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은 곤란이 따를 수 있다. 그리고 산행 코스도 긴 편이라 각오하고 올라가야 한다.


쉽게 월명암을 가기 위해서는 736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남여치'라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산행 코스를 오르면 된다. 물론 이름처럼 바위가 많은 산이라 가파른 곳을 계속 올라가야 한다는 불편이 있지만 땀 흘린 만큼의 보람 또한 크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모습은 그야말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a 월명암에서 바라본 서해의 아름다운 모습

월명암에서 바라본 서해의 아름다운 모습 ⓒ 강지이

월명암으로 오르는 바윗길에는 다양한 수종(樹種)이 자라고 있으며 특히 소나무들이 많다. 게다가 이 산길은 별로 유명하지 않아서인지 오르는 사람들 또한 매우 드물다. 초입에는 풀이 좀 우거져 있어 길 찾기가 어려울까 두려웠지만, 오르다 보니 그래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 몇몇을 만날 수 있었다.


월명암의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서해낙조'라고 하여 변산 8경 중 하나이다. 해질녘에 가면 더욱 좋겠지만 내려오는 길이 꽤 위험하므로 낮 시간을 이용해 이곳을 올라 서해를 조망하면 좋을 듯 싶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면 소나무 그늘에 앉아 쉬며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 상쾌하다.

a 변산에는 해송숲이 많다

변산에는 해송숲이 많다 ⓒ 강지이

특히 이곳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만큼 자연 속에서 얻는 고요한 정서에 흠뻑 취할 수가 있다. 솔바람을 맞으며 저 멀리 보이는 서해와 하늘, 점점이 놓여 있는 섬들을 바라보는 기쁨은 월명암 낙조대를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큰 선물이다.

변산반도에 갔더니 입장료와 주차료만 비싸고 별 볼 게 없더라는 불평을 가진 이들은 아마도 내변산의 이 절경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내소사, 월명암, 직소폭포는 국립공원으로 묶여 있어 입장료와 주차료를 내야 한다는 불편이 따르지만, 당일 한 곳에서 지불한 영수증만 있으면 다른 곳은 무료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상업화되어 온갖 먹거리와 유흥 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채석강보다 내변산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길 권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국토 곳곳에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져 있는지…. 내변산의 숨어 있는 공간들은 찾아주는 이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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