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훈 사장 '혈세'로 컴퓨터교육 받아
조선 기자1명 해외연수 4600만원 지원

[집중기획 1] <조선> 등 시민단체 프로젝트 지원 비판자격 있나

등록 2004.09.02 23:16수정 2004.09.0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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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관련법에 근거해 시민단체에 사업별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한 것과 관련, <조선> <동아> 등이 '뒷거래'라며 잇달아 비판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이들 두 신문을 비롯해 중앙일간지들이 공공기금으로 운영되는 언론재단으로부터 기자연수 명목 등으로 연간 수 백억원대의 직간접적인 지원·혜택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는 그 실태를 몇 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편집자 주


광화문 조선일보사 코리아나 호텔.
광화문 조선일보사 코리아나 호텔.오마이뉴스 권우성
언론사와 기자가 받으면 '지원'이고, 시민단체가 받으면 '뒷거래'인가.

<조선일보>를 선두로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이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사업별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을 받는 게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잇따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이 신문들을 포함한 중앙일간지들이 해마다 수 백억원대에 달하는 공공기금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신문들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자면, '혈세'나 다름없는 공공기금을 국내외 기자연수 등 각종 명목으로 지원받은 언론사와 기자들 역시 정부와 '뒷거래'를 했다는 셈이 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문들은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인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으로부터 해마다 거액의 연수·저술·취재자금 지원은 물론 수백억원대의 생활·주택자금 저리 대출 등 각종 금전 혜택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자금의 경우 연리 6%, 주택자금은 연리 4.8%로, 소속사 신용보증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언론사들에 대한 언론재단의 지원(직접적 금전 지원 및 간접적 대출 혜택 포함)은 지난 81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중단없이 계속돼 왔는데, 지원금 등을 총액으로 합산할 경우 무려 수 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국내외 기자연수, 저술지원, 기획취재 지원 등


1. 기자 개별 해외연수 지원 - 1인당 최고 4600만원

<조선>기자 1명이 시민단체보다 더 비싸다?
4600만원과 755만원의 차이

기자 1명에 대한 해외연수비 1년치가 시민단체의 개별 프로젝트 지원금액을 훌쩍 넘었다. 조선일보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비판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사례를 비교해 보자.

동아일보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민언련은 올해 한국언론재단으로부터 755만원을 지원받았다. 대상은 '시민의 선거보도감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등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 한 사람이 1년간 해외연수를 가는데 지원받은 금액은 최고 4600만원. 올해도 영화전문기자로 유명한 기자가 4600만원을 지원받고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수 중이다.

물론 금액만 놓고 지원 가치를 따지긴 어렵다. 그러나 명목이 없는 것도, 부정한 방식으로 받은 것도 아닌 시민단체의 프로젝트 지원을 조선일보 표현처럼 '혈세 퍼주기'로 맹비난할 수 있을지.

세금을 직접 내는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개인별 지원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해외연수의 경우 언론재단은 올해 10개사 10명에 4억2680만원, 지난해에는 11개사 11명에 4억6998만여원을 각각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년과 올해 2년간 언론재단이 기자 21명 해외연수비로 지출한 금액은 대략 9억원대에 달한다.


이를 사별로 보면 동아일보와 한국일보·연합뉴스·KBS·MBC·YTN 등이 각각 2명이고, 조선일보·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세계일보·한국경제 등이 1명씩이다.

이중 지역기자는 3명에 불과하며, 중앙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90.4%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연수의 1인당 평균지원은 대략 4000만원 안팎이다. 이 금액에는 등록금, 체재비, 왕복항공료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의 시민단체 사업을 비난하는데 목소리를 높였던 조선일보 소속 기자 1명에게만 4600만원, 동아일보 소속 기자 2명에게는 각각 3885만원과 3300만원이 지원됐다. 조선, 동아 기자 3명이 해외연수비로 지원받은 전체 금액은 민언련이 지난 해 지원받은 금액(1억 3천여만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2003∼2004년 해외연수 지원자 중 조선·동아일보 기자 현황

종류

선발자

소속사

연수기관

연수내용

지원금액

해외연수 이○○ 조선일보 미국 USC 도시와 영화 4600만원
해외연수 하○○ 동아일보 영국 스털링대 미디어 매지지먼트 3300만원
해외연수 하○○ 동아일보 중국 사회과학원 중국 4세대지도자 3885만8천원

합계 1억1785만8천원

ⓒ 신미희

일간지 기자들은 언론재단 이외에도 삼성언론재단, LG상남언론재단, 성곡언론문화재단, 방일영언론장학기금, SBS언론재단 등 대기업 및 언론사가 설립한 재단으로부터도 해외연수비 등을 지원받고 있어 외부지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2. 기자 개별 국내 대학원 연수 지원 - 1인당 600만원

기자 1명당 최고 600만원이 지원되는 국내 대학원 연수의 경우 언론재단은 올해 36명의 기자에게 11억1483만원, 지난해엔 39명에게 19억377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도 역시 조선일보 기자 3명(스포츠조선 1명 별도), 동아일보 기자 2명, 중앙일보 기자 1명(월간중앙 1명 별도), 문화일보 기자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4개사 기자에게만 3600만원의 연수자금이 지원됐다.

3. 언론인 연구저술 지원 - 1인당 750만원

또 1인당 750만원이 지원되는 언론인 연구저술의 경우 올해 35건(2억6250만원), 지난해 36건(2억7천만원) 등 2년간 모두 5억3250만원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는 동아일보 소속 4명(전직 3명 별도), 조선일보 소속 2명, 문화일보 소속 2명(전직 1명 별도), 중앙일보 소속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4개사 전·현직 기자 13명에게 모두 9750만원이 저술비로 지원된 것이다.

2003∼2004년 연구저술 지원자 중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전현직 종사자 현황

소속사

부서

직위

선발자

지원금액

동아일보(2004년) 편집국 기자 김○○ 750만원
동아일보(2004년) 사진부 부장 김○○ 750만원
동아일보(2003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황○○ 750만원
동아일보(2003년) 출판국 국장 민○○ 750만원
동아일보(2004년, 전직) 편집국 기자 이○○ 750만원
동아일보(2004년, 전직) 편집국 국장 장○○ 750만원
동아일보(2003년, 전직) 이사 김○○ 750만원
조선일보(2003년) 편집국 부국장 구○○ 750만원
조선일보(2003년) 산업부 기자 송○○ 750만원
중앙일보(2003년) 산업부 차장 박○○ 750만원
문화일보(2004년) 사진부 기자 이○○ 750만원
문화일보(2004년, 전직) 이사 김○○ 750만원
문화일보(2003년) 편집국 기자 권○○ 750만원

총계 9750만원

ⓒ 신미희

4. 기획취재 지원 - 건 당 최고 1200만원

기획취재 분야에서는 올해 39건(3억7550만원), 지난해 64건(6억5000만원) 등 2년간 모두 10억255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는 동아일보 기자 1명(1200만원)과 문화일보 기자 1명(1200만원)이 역시 포함돼 있다.

■ 생활자금 1000만원, 주택자금 6000만원까지 저리융자

또 언론재단은 언론인금고를 통해 기자 등 언론인에게 한해 수십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생활자금은 연리 6%에 2∼3년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1명에게 1000만원까지 대출된다. 주택자금은 연리 4.8%에 10∼20년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1명에게 6000만원까지 대출된다.

언론재단은 지난해 모두 1885명의 언론인에게 159억7210만원을 생활자금과 주택자금으로 빌려줬다. 올해 8월까지 대출현황을 보면 1067명의 언론인이 모두 130억 2700만원의 대출지원을 받았다. 이중 중앙일간지 기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절반을 넘는다(지난해 54.3%).

<조선일보> 2일자 1면 톱기사. 조선일보는 정부의 시민단체 프로젝트 지원에 대해 '혈세퍼주기'로 연일 비난하고 있다.
<조선일보> 2일자 1면 톱기사. 조선일보는 정부의 시민단체 프로젝트 지원에 대해 '혈세퍼주기'로 연일 비난하고 있다.

■ 부장·국장 등 언론사 간부행사에도 수천만원씩 연례 지원

언론관련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등에 지원되는 금액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는 언론단체들의 전문적인 학술·조사·연구활동이 주를 이루지만 언론사 부장·국장·논설위원 등 주요 간부들의 행사에도 건당 수천만원씩 공공기금이 지원되고 있다.

이들 간부들의 행사 개최지는 주로 제주도나 금강산 등 휴양·관광지로 선정된다. 서울 등 도심이나 근교로 할 경우 기자나 간부들의 참가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바람 쐬고, 머리 식힐 수 있는' 곳으로 행사장소를 잡아 '외유성 아니냐'는 안팎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참여정부 이전에는 행사 도중 골프를 치거나 지나친 향응성 뒤풀이로 구설에 자주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와 올해 7월까지 언론재단이 지원한 행사에는 전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세미나(제주 라마다프라자호텔·4825여만원), 언론사 국제부장 토론회(금강산 해금강호텔·1235여만원), 전국언론사 사회2부장단 세미나(제주KAL호텔·1616여만원), 전국 지방사 편집국장단 세미나(제주KAL호텔·1954여만원), 전국 지역방송사 보도국장단 세미나(제주KAL호텔·1972만원), 보도·편집국장·논설위원 신문산업 선진화방안 세미나(제주 서귀포KAL호텔·1857여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 여기자 세미나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제주 서귀포 KAL호텔에서 열렸는데, 각각 2555여만원과 2867여만원의 행사지원을 받았다. 미국 국무성이 중앙 언론사 정치부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하는 '한미 언론포럼'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각각 2902만원의 왕복항공료를 지원했다.

언론재단이 지원한 행사에는 중앙부처 공보관 세미나(안면도 롯데캐슬·1176만원)도 눈에 띈다. 이에 비해 총선보도 방향과 올바른 선거보도 감시준칙 마련을 위한 시민단체 토론회 지원금액은 겨우 265만원에 불과했다.

■ 각 사별 집단연수 등 - <조선> 방 사장 '혈세'로 컴퓨터교육 받아

이밖에 언론재단의 주요 사업인 언론인연수에서 기본연수(수습기자 교육), 사별연수, 해외 단기연수, 전문연수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들 교육은 개별 언론사로 나누어 금액을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 연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역시 중앙 일간지 소속 기자들과 간부들이다.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
방상훈 조선일보사 사장오마이뉴스 이종호
언론사 단위로 이뤄지는 사별 연수의 경우 81년부터 지난해까지 현황을 보면 조선일보가 99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향신문 906명, 국민일보 892명, 동아일보 808명, 한국일보 790명, 대한매일 653명, 중앙일보 551명, 한겨레 462명, 한국경제 445명, 매일경제 395명, 문화일보 297명으로 중앙 일간지가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한다.

조선일보는 99년과 2000년 컴퓨터활용교육을 언론재단 지원으로 실시했는데, 각각 272명과 230명의 사원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방상훈 사장도 직접 참여해 컴퓨터 교육을 받았고, 논설위원 등 간부들도 대거 교육을 받았다. 당시 조선일보 사별 교육에는 회당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역시 99년 162명이 참여한 사별 연수를 실시했고, 문화일보는 2000년 123명이 참가한 사별연수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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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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