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조선일보사 코리아나 호텔.오마이뉴스 권우성
언론사와 기자가 받으면 '지원'이고, 시민단체가 받으면 '뒷거래'인가.
<조선일보>를 선두로 <동아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이 시민단체가 정부로부터 사업별 프로젝트 비용을 지원을 받는 게 중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잇따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이 신문들을 포함한 중앙일간지들이 해마다 수 백억원대에 달하는 공공기금을 지원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신문들의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자면, '혈세'나 다름없는 공공기금을 국내외 기자연수 등 각종 명목으로 지원받은 언론사와 기자들 역시 정부와 '뒷거래'를 했다는 셈이 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신문들은 문화관광부 산하 단체인 한국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으로부터 해마다 거액의 연수·저술·취재자금 지원은 물론 수백억원대의 생활·주택자금 저리 대출 등 각종 금전 혜택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생활자금의 경우 연리 6%, 주택자금은 연리 4.8%로, 소속사 신용보증으로 대출이 가능하다.
언론사들에 대한 언론재단의 지원(직접적 금전 지원 및 간접적 대출 혜택 포함)은 지난 81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중단없이 계속돼 왔는데, 지원금 등을 총액으로 합산할 경우 무려 수 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국내외 기자연수, 저술지원, 기획취재 지원 등
1. 기자 개별 해외연수 지원 - 1인당 최고 4600만원
| | | <조선>기자 1명이 시민단체보다 더 비싸다? | | | 4600만원과 755만원의 차이 | | | | 기자 1명에 대한 해외연수비 1년치가 시민단체의 개별 프로젝트 지원금액을 훌쩍 넘었다. 조선일보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비판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사례를 비교해 보자.
동아일보 2일자 보도에 따르면, 민언련은 올해 한국언론재단으로부터 755만원을 지원받았다. 대상은 '시민의 선거보도감시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등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기자 한 사람이 1년간 해외연수를 가는데 지원받은 금액은 최고 4600만원. 올해도 영화전문기자로 유명한 기자가 4600만원을 지원받고 미국의 한 대학에서 연수 중이다.
물론 금액만 놓고 지원 가치를 따지긴 어렵다. 그러나 명목이 없는 것도, 부정한 방식으로 받은 것도 아닌 시민단체의 프로젝트 지원을 조선일보 표현처럼 '혈세 퍼주기'로 맹비난할 수 있을지.
세금을 직접 내는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다. | | | | |
개인별 지원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해외연수의 경우 언론재단은 올해 10개사 10명에 4억2680만원, 지난해에는 11개사 11명에 4억6998만여원을 각각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년과 올해 2년간 언론재단이 기자 21명 해외연수비로 지출한 금액은 대략 9억원대에 달한다.
이를 사별로 보면 동아일보와 한국일보·연합뉴스·KBS·MBC·YTN 등이 각각 2명이고, 조선일보·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세계일보·한국경제 등이 1명씩이다.
이중 지역기자는 3명에 불과하며, 중앙 언론사 소속 기자들이 90.4%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연수의 1인당 평균지원은 대략 4000만원 안팎이다. 이 금액에는 등록금, 체재비, 왕복항공료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의 시민단체 사업을 비난하는데 목소리를 높였던 조선일보 소속 기자 1명에게만 4600만원, 동아일보 소속 기자 2명에게는 각각 3885만원과 3300만원이 지원됐다. 조선, 동아 기자 3명이 해외연수비로 지원받은 전체 금액은 민언련이 지난 해 지원받은 금액(1억 3천여만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2003∼2004년 해외연수 지원자 중 조선·동아일보 기자 현황 | | 종류 | 선발자 | 소속사 | 연수기관 | 연수내용 | 지원금액 | 해외연수 | 이○○ | 조선일보 | 미국 USC | 도시와 영화 | 4600만원 | 해외연수 | 하○○ | 동아일보 | 영국 스털링대 | 미디어 매지지먼트 | 3300만원 | 해외연수 | 하○○ | 동아일보 | 중국 사회과학원 | 중국 4세대지도자 | 3885만8천원 | 합계 1억1785만8천원 | | ⓒ 신미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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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기자들은 언론재단 이외에도 삼성언론재단, LG상남언론재단, 성곡언론문화재단, 방일영언론장학기금, SBS언론재단 등 대기업 및 언론사가 설립한 재단으로부터도 해외연수비 등을 지원받고 있어 외부지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2. 기자 개별 국내 대학원 연수 지원 - 1인당 600만원
기자 1명당 최고 600만원이 지원되는 국내 대학원 연수의 경우 언론재단은 올해 36명의 기자에게 11억1483만원, 지난해엔 39명에게 19억377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도 역시 조선일보 기자 3명(스포츠조선 1명 별도), 동아일보 기자 2명, 중앙일보 기자 1명(월간중앙 1명 별도), 문화일보 기자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4개사 기자에게만 3600만원의 연수자금이 지원됐다.
3. 언론인 연구저술 지원 - 1인당 750만원
또 1인당 750만원이 지원되는 언론인 연구저술의 경우 올해 35건(2억6250만원), 지난해 36건(2억7천만원) 등 2년간 모두 5억3250만원이 지원됐다. 이 가운데는 동아일보 소속 4명(전직 3명 별도), 조선일보 소속 2명, 문화일보 소속 2명(전직 1명 별도), 중앙일보 소속 1명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4개사 전·현직 기자 13명에게 모두 9750만원이 저술비로 지원된 것이다.
2003∼2004년 연구저술 지원자 중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전현직 종사자 현황 | | 소속사 | 부서 | 직위 | 선발자 | 지원금액 | 동아일보(2004년) | 편집국 | 기자 | 김○○ | 750만원 | 동아일보(2004년) | 사진부 | 부장 | 김○○ | 750만원 | 동아일보(2003년) | 논설위원실 | 논설위원 | 황○○ | 750만원 | 동아일보(2003년) | 출판국 | 국장 | 민○○ | 750만원 | 동아일보(2004년, 전직) | 편집국 | 기자 | 이○○ | 750만원 | 동아일보(2004년, 전직) | 편집국 | 국장 | 장○○ | 750만원 | 동아일보(2003년, 전직) | | 이사 | 김○○ | 750만원 | 조선일보(2003년) | 편집국 | 부국장 | 구○○ | 750만원 | 조선일보(2003년) | 산업부 | 기자 | 송○○ | 750만원 | 중앙일보(2003년) | 산업부 | 차장 | 박○○ | 750만원 | 문화일보(2004년) | 사진부 | 기자 | 이○○ | 750만원 | 문화일보(2004년, 전직) | | 이사 | 김○○ | 750만원 | 문화일보(2003년) | 편집국 | 기자 | 권○○ | 750만원 | 총계 9750만원 | | ⓒ 신미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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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획취재 지원 - 건 당 최고 1200만원
기획취재 분야에서는 올해 39건(3억7550만원), 지난해 64건(6억5000만원) 등 2년간 모두 10억2550만원을 지원했다. 여기에는 동아일보 기자 1명(1200만원)과 문화일보 기자 1명(1200만원)이 역시 포함돼 있다.
■ 생활자금 1000만원, 주택자금 6000만원까지 저리융자
또 언론재단은 언론인금고를 통해 기자 등 언론인에게 한해 수십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생활자금은 연리 6%에 2∼3년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1명에게 1000만원까지 대출된다. 주택자금은 연리 4.8%에 10∼20년 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1명에게 6000만원까지 대출된다.
언론재단은 지난해 모두 1885명의 언론인에게 159억7210만원을 생활자금과 주택자금으로 빌려줬다. 올해 8월까지 대출현황을 보면 1067명의 언론인이 모두 130억 2700만원의 대출지원을 받았다. 이중 중앙일간지 기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절반을 넘는다(지난해 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