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학습시간천주희
AM 7:30 어김없이 종은 울리고 교문을 향해 달려 오는 학생들이 보인다. 행여 지각해서 담임 선생님께 혼나지 않을까, 지각비로 오늘 빵값 치르는 건 아닌지. 부은 눈을 하거나 아직도 잠에서 다 깨지 못한 채 교실로 들어간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EBS 영어듣기가 스피커로 나온다. 영어가 자장가로 들리기도 하고,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무사히 듣기 시간을 넘긴다.
AM 8:10 0교시가 시작된다. 영어듣기 시간보다는 더 초롱초롱 하지만 그래도 몇 십분이 지나면 잠을 이기지 못하고 책상에 쓰러진다. 교감 선생님이나 교장 선생님의 기습 공격이라도 있는 날에는 교실에는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는 것 같다.
PM 1:00 학교에 활기가 도는 점심 시간이다. 급식소로 향하는 길에 통과하는 학교 정원인 햇빛촌에는 낙엽이 되어 지는 벚꽃 나뭇잎이 보인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PM 1:50 5교시 시작종이 울리면 또 잠과의 투쟁에 들어간다. 환절기에는 졸음과의 전쟁이 절정을 이룬다. 잠을 깨기 위한 방법도 여러 가지이다. 꼬집는다던가 뒤에 서서 수업을 받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최후의 히든 카드는 고수들만이 쓰는 방법인데, 최대한 자세를 낮게 하고 공부하는 척하면서 자는 것이다.
PM 4:40 종이 울리면 청소하러 간다. 음악이 나오고 점심 시간만큼이나 북적거린다. 수시철인 요즘에는 쉬는 시간이면 진학실이 북적인다. 지원하는 대학의 내신 산출표를 받아 보고 다시 교실로 향한다. 썩 가벼운 발걸음은 아니다.
PM 5:00 다시 보충수업이 시작되고 50분 후면 있을 저녁 시간 때문인지 대부분 눈에 불을 켜고 수업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