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익대 사범대 학생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후배교사들 국가보안법 폐지에 나서달라"
원로교사들은 "전국적인 반공교육의 광풍 뒤에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독초와 가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당시 현직교사로서 겪은 국가보안법의 서슬 퍼런 위세를 증언하기도 했다.
원로교사들은 "군사독재 시절은 학생과 선생이 서로를 감시해야만 하는 코뚜레에 얽매여 있었다"며 "간혹 무심결에 북측 지도자를 칭찬하거나 남쪽의 문제점을 비판하기라도 하면 당장 찬양·고무죄나 이적표현이라는 죄목으로 끌려가곤 했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생들은 진실과 정의를 가르치기보다는 거짓과 침묵을 가르치도록 강요받았고, 결국 학생들에게 아첨하고 굴종하는 노예의 순종을 미덕이라고 가르쳤던 반교육적 행태를 보였다"고 원로교사들은 과거 치부를 드러냈다.
이어 원로교사들은 "후배 교사들에게는 교육자로서 이러한 치욕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떳떳한 양심과 용기를 지녔으면 한다"며 "주한미군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통해 조국의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교육투쟁에 후배 교사들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81년 이른바 '아람회 사건'에서 '수괴'로 지목, 국가보안법 처벌을 받았던 정해숙(72)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정씨는 "국보법이 무서운 이유는 고문과 징역과 같은 한 피해자의 고통 때문만이 아니다"며 "국보법이 진정 악법인 이유는 우리 사회를 온통 불신과 공포, 비겁함과 거짓으로 가득 차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83년 12월 형집행정지가 된 뒤 겪어야 했던 고충을 차분히 토로하기도 했다.
아람회 사건은 당시 전두환 정권이 '5·18 유언비어 유포', '제2의 김대중 내란음모 기도' 등 혐의로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만든 대표적인 용공조작극 사건이다. 당시 피의자 중에 한 사람이었던 김난수 대위의 딸 '아람'이 백일잔치에 피의자들이 모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씨 외에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 활동한 김귀식, 윤한탁, 이규삼씨 등이 참석해 국가보안법 폐지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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