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군인지 골프군인지...

가남면 금당리 등 골프장 건설 추진...경기도교육청 철회 요구

등록 2004.09.20 21:46수정 2004.09.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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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군 가남면 송림리에 건설을 추진중인 가남아일랜드골프장 사업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와 여주군에 골프장설립 철회를 강력히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9일과 13일 경기도와 여주군에 ‘송삼초등학교 정화구역내 골프장 설립 철회요청’란 제목의 공문을 통해 "공사시 소음·분진 등 발생으로 학습권 침해 및 보건위생상 지장, 골프장 지하수 과다사용으로 학교지하수 고갈, 과다한 농약살포시 지층으로 흡수되어 학교식수 오염, 골프장 진입로가 학생들의 주통학로로 교통사고위험 증가 등의 피해상황이 예상된다"며, "어린 학생들이 가정처럼 좋은 환경에서 안심하고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골프장 설립 추진을 철회(백지화)하여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하수 문제와 관련하여 종전 돼지사육장에서 발생되는 폐수로 인해 학교 지하수(식수)가 오염되어 1996년에 지하수를 신규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역 일각에서는 경기도교육청이 승인권자인 경기도와 계획입안자인 여주군에 대해 골프장 설립 철회 요청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골프장 설치에 반대해 온 송림리와 삼승리 주민들과 송삼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주장해 온 학교정화구역내 골프장 설치가 교육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을 교육당국이 수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24일에도 경기도와 여주군에 가남아일랜드골프장 설립 추진과 관련하여 학교에 피해가 예상된다며, 관계규정 및 제반 여건을 신중하게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으나, 건립추진이 계속되어 송삼초등학교 학생들까지 포함한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교육환경 악화를 우려하는 민원이 많았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은 14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여주와 평택, 무안 등의 골프장 예정지 6곳을 조사한 결과 골프장이 환경 훼손의 주범이 되고 있으며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해, 골프장 건설이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 기자회견에는 가남면 송림리 유용호 이장과 안금리 최인묵 이장 등 골프장 설치 반대주민대표와 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이은희 간사 등 여주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하여 지역의 골프장 현황과 문제 등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여주군의 경우 이미 12개의 골프장이 운영중인 상태고 공사중이거나 계획중인 건설계획이 7~8개에 이른다"며 "가남면 안금리 등은 골프장의 추가건설로 주민의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a 환경영향평가가 진행중인 신설·확장 골프장과 여주군에 도시관리계획입안제안서에 접수된 골프장과 환경단체에 제보된 예정 골프장 현황

환경영향평가가 진행중인 신설·확장 골프장과 여주군에 도시관리계획입안제안서에 접수된 골프장과 환경단체에 제보된 예정 골프장 현황 ⓒ 이장호

여주환경운동연합과 여주군에 따르면 현재 여주군에서 11개의 골프장(총 261홀)이 영업중이며, 현재 공사중인 27홀 규모의 티치랜드(점동면 현수리)까지 포함하면 288홀·환경영향평가가 진행중인 신설·확장 골프장과 여주군에 도시관리계획입안제안서가 접수된 골프장과 환경단체에 제보된 예정 골프장까지 합치면 여주군에는 총414홀 규모의 골프장이 들어선다.

이 달에도 지난 9일 (주)CJ개발이 여주군청에 여주읍 연라리 산67-1번지 일원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입안제안서를 제출한데 이어 10일에는 임광토건(주)이 가남면 금당리와 안금리 일원에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위한 입안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강하류지역의 서울과 수도권 주민들은 물이용부담금을 내며 수질개선을 바라고 있음에도 상류지역인 여주군 일대에 무분별하게 골프장을 유치하는 것은 한강을 이용하는 대다수 국민을 무시한 행정행위”라며 “골프장의 농약사용으로 농작물 피해와 골프장으로 둘러싸인 곳의 농산물 판매감소가 우려되는 등 주민 생존권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의 지역고용효과는 36홀 기준으로골프장 자체인력 200여 명 외에 지역고용은 캐디를 포함해 총30명 정도에 불과하며, 골프는 1일 관광형태로 실제 지역지출효과가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지역관광 진흥효과는 없다고 볼 수 있다"며, 법규 개정으로 클럽하우스 등 숙박시설 일체가 골프장내에 건립되고 있으므로 지역에 관광유치효과를 발생시키는 않는 '폐쇄성 관광'의 특징을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3번 국도를 비롯한 지방도로 등이 발달하여 접근성이 좋은 가남면에는 8개 골프장(총171홀)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되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서 국내 농업이 살아남으려면 유기농업이 활성화돼야 하는 현실에서 골프장이 여주군의 친환경농업기반을 무너뜨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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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으며, 이런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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