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추진하는 이은영 의원 네티즌에 홍역

자체 설문조사, 로스쿨 반대 85%로 압도적…비난 글 쇄도

등록 2004.09.21 23:15수정 2004.09.22 10:15
0
원고료로 응원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도입을 논의 중인 것과 별도로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사법부가 로스쿨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의원입법을 통해서라도 로스쿨을 도입하겠다며 지난달 31일 ‘2007년 로스쿨 도입 방안’을 발표했으나, 로스쿨 도입 반대를 주장하는 네티즌들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a 이은영 의원이 실시하고 있는 로스쿨 도입 여부 설문조사.

이은영 의원이 실시하고 있는 로스쿨 도입 여부 설문조사. ⓒ 신종철

로스쿨 도입과 관련, 이은영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www.eye21.or.kr)에 지난 2일 <대국민 법률서비스 향상을 위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도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나, 찬성의견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로스쿨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과 이 의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수 백 건에 이르자 이 의원 측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급기야 이은영 의원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의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안녕하세요. 이은영 의원입니다’라는 글에서 “초선의원의 홈페이지라 여러분의 로스쿨 논의가 이렇게까지 열띨 줄은 몰랐다”며 “읽기에 벅찰 정도로 너무 많은 글들이 한꺼번에 올라와 답변이 늦어진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여러분의 의견이 대체로 반대 입장에 있는 것을 보고 당혹스러운데 다수의 반대논리와 소수의 찬성논리 어느 쪽도 그냥 듣고 흘려버리지 않겠다”며 “여러분들이 우려하는 점들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책, 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세우는 의원이 되겠다”고 로스쿨 방안에 대한 수정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a 이은영 의원.

이은영 의원. ⓒ 신종철

이 이원은 그러나 “저희 홈페이지 여론이 우리나라 전체의 여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본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방법을 통해 국민의 뜻에 귀 기울이는 열린 국회의원이 될 것을 약속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이 설문조사에는 21일 현재 356명이 참가한 가운데 찬성의견은 14.9%(53명)에 불과한 반면 반대의견은 84.6%(301명)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0.6%(2명)로 조사되고 있다.


“3년 실무 가르쳐 될 일이면 검찰 9급이 판·검사하는 것이 나을 것”

작성자 ‘싸이’는 “아무 준비나 생각도 없이 무조건 로스쿨도입만 주장하는 유아적 발상은 어디서 연유하느냐”고 반대의견을 냈으며 또한 ‘나팔수’도 “기본 없는 로스쿨도입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이은영 의원도 알고 있을 것인데 사시 수준이 3년 가르쳐서 될 일이었으면 교수들이 사시합격도 못하고 열등감에 평생고민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의파’도 “법대 4년, 대학원 2년 나오고도 사시 합격할 실력이 안 돼 난린데 현재 교수들이 주가 돼서 3년 동안 가르치면 법대 3학년하고 뭐가 다르냐”며 “실무 좀 가르쳐서 될 일이면 법원 검찰 9급들이 판검사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반대자’는 “의원님께서도 사법시험 준비를 했고 또 합격하지 못해 유학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무슨 이유로 강력히 로스쿨을 주장하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사법시험이 제대로 된 법조인을 양성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의원님과 같은 로스쿨 주장자들뿐이 아닌가 싶은데 누가 사법시험을 합격한 사람더러 자격이 부족하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mio’도 “로스쿨 인가를 위해 국내 대학들은 각종 로비에 열을 올리고 게이트를 찾고, 인가 못 받는 대학은 법학과 도태뿐만 아니라 학교 전체 이미지가 대폭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로스쿨 입학 과정에서 자기 대학 껴안기와 면접과정 및 입학서류심사 과정에서 부정부패와 비리가 일어날 것”이라며 “차라리 보편적으로 확실한 실력을 알아 볼 수 있는 사법시험이 가장 공정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졸속입법’은 “1천명 남짓한 입학정원으로 로스쿨을 추진한다면 다수의 법조지망생의 시험 볼 자격조차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되는데 서울대 법대 나와도 신 사법시험(로스쿨 졸업시험) 못 보게 된다는 게 말이 되냐”며 “또한 기존의 교수진으로 로스쿨 3년 교육으로 법학을 얼마나 깨우칠 수 있을지 의문으로 정책의 실수를 반드시 물을 것이니 졸속입법해서 기본권 말살하려거든 거둬달라”고 경고했다.

‘열심이’는 “법조계 귀족화 반대한다”며 “연간 수천만원을 호가하리라 예상되는 학비와 아직 미비한 국내의 학자금 대출 현황 그리고 몇 천만 원이나 되는 빚을 지고 공부를 한다해도 결국 졸업해서 그 돈이나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 법조인들의 미래마저 불확실한 이때, 대학시절 법에 대해 배우지 못한 일반 학부생들을 데려다가 3년 안에 전문적인 변호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모순일뿐더러 종국에는 변호사의 질적 하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생’은 “로스쿨을 도입할거면 변호사업계에 시장경쟁논리를 도입하자는 취지에 맞추어 자격시험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정원을 제한하는 로스쿨은 의미가 퇴색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로스쿨 진작 도입했어야”…신중한 추진 주문도

반면 로스쿨 도입을 지지하는 의견은 소수였다.

‘찬성’은 “로스쿨은 진작 도입됐어야 했다. 내년부터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어차피 밀려들어오는 외국 로펌과의 경쟁이 불가피한데 그 전에 변호사업계를 철저한 경쟁체제로 바꿔 놓아 경쟁력을 키웠어야 했다”며 “기득권층들의 집단이기주의만 옹호하다가는 법률시장도 외국 로펌에 점령당할 것”이라고 찬성의견을 냈다.

‘서울시민’도 “현 제도 하에 공부하는 고시생들은 로스쿨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한 법률서비스제공, 법률서비스 단가하락으로 많은 이들이 혜택을 입는 점 등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면이 더 많다”고 지지했다.

한편 ‘사법개혁’은 “3년 내에 기본 3법을 이해하기도 힘든 시간에 법조인을 양성한다? 3년 내에 성과를 거두려면 기본3법 소양시험은 거치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며 “다양한 방면의 인재를 발굴한다는 취지라면 좀 더 로스쿨의 교육내용과 준비과정을 신중하게 준비한 뒤 발표해 선언적 진행방식을 지양하길 바란다”고 신중히 추진할 것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3. 3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4. 4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늙음은 자전거 타는 친구가 줄어들고, 저녁 자리에도 술이 없다는 것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