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가 논 한가운데를 휩쓸고 지나갔다.모형숙
이에 서씨는 "10년 전에 냉해를 입어서 수입한 적이 있었는데,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 사게 되면 비싸게 수입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쌀이 수입되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수입쌀은 금값이 될 것이라는 것은 어린 아이들도 아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논을 갈아엎은 트랙터가 논으로 갈 때는 모인 이들은 '로타리친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500평이면 쌀 80㎏이 12개에서 13개 정도가 생산된다. 쌀 값을 한 가마에 16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1200평당 순수하게 남는 돈은 70∼80만원이라고 한다. 사실 돈으로 따지면 서씨의 논 500평에서 나오는 쌀값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서씨는 “쌀수입 개방만은 절대 안 되며 추곡수매제 폐지는 양보할 수 없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6.7%. 예전에는 농민에게 쌀은 자식과도 같다고 비유했다. 농사 지어서 힘들게 자식들 대학공부도 시키고, 결혼도 시키며 생활을 유지해 왔다. 아버지의 주름살만큼 어머니의 굵어지는 손마디만큼 우리네 땅에는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
“창고 가서 막걸리 한잔하고 가세” 라는 한 농민의 목소리가 가을 햇살 속에서 더욱 씁쓸하게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