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로 생태찌개. 불을 끈 후 쑥갓을 넣어주면 더 맛 있죠. 이 외에도 샐러드와 골뱅이 무침 등이 제공됐습니다.나영준
"오늘 음식 너무 잘 먹었다. 우리 다음부터 밖에서 만나지 말고 이렇게 음식 만들어먹자."
"정말, 그렇게 하자. 밖에서 먹어봐야 입맛만 버리는 것 같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 설 때쯤 누군가가 이런 제안을 하고 모두들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담부턴 우리 집에서 모이자." 유일하게 결혼을 한 녀석이 기분 좋게 나섭니다.
"괜찮을까? 남편이 싫어하는 거 아니지?"
"싫어하긴. 우리 남편이 먹고 마시는 거 얼마나 좋아하는데, 형이 와서 수고 좀 해. 음식도 만들고 우리 남편이랑 술도 마셔주고."
음식 칭찬을 많이 하던 녀석이 호호 웃으며 저를 부추깁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술이나 많이 준비해 두세요."
"잘 됐다. 그럼 이제부터 너네 집이 베이스 캠프네."
모두들 푸근하게 웃으며 다음을 기약합니다.
"그런데 우리 다음에 언제쯤 만날까?"
"글쎄, 언제쯤 만날까. 맞다. 추석 연휴 때 만나는 게 어떨까? 10월 2일 토요일. 우리끼리 만나서 추석 때 받은 스트레스 좀 풀자구."
"그래 그게 좋겠네. 추석 땐 눈치 보여서 먹은 게 살로 안 가더라고. 우리 그때도 맛난 거 해 먹자."
모두들 함박웃음을 지으며 첫 눈을 맞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난 대하구이 먹고 싶어."
"그럼 새우 살 때 회도 같이 사자."
"해물 된장찌개 어때? 된장 옅게 풀어 넣으면 죽이거든." 저도 한마디 보탭니다.
"좋아, 좋아.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 우리 그 날, 오늘 못 온 사람들도 다 부르자."
"야, 이거 추석연휴에 암울한 인생들만 모이는 거 아냐?"
"깔깔" 웃음 소리가 밤하늘에 웃음이 퍼지며 헤어짐의 인사를 나눕니다. 이번 추석엔 그리 우울할 것만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들며 피식 웃음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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