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열린우리당 의원이종호
7일 문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마지막 발언을 맡은 안민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준비해온 질의를 짧게 마친 뒤, 남은 2분30초를 할애해 동료 의원들에게 '정쟁 자제'를 호소하고 언론인들에게도 '정책중심 보도'를 당부했다.
이는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이 문광위 전문위원에게 국정홍보처의 행정수도 이전 방송광고 관련 심의규정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도중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문위원이 법률가인가"라며 언쟁이 빚어진 것에 따른 발언이다.
심 의원은 "제 발언 중간에 (이 위원이) 끼어들어 흐름을 망친 것에 대해 강력하게 유감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 의사진행 발언으로 해도 되는데 이는 국회 운영 질서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다, 직접 사과하라"고 항의했다.
심 의원이 목청을 돋구며 이 의원의 사과를 계속 요구하자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은 "중간에 개입한 것은 원활한 의사진행에 방해되지만 그것 가지고 사과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지난번에도 고흥길 의원이 우리 의원 발언할 때 끼어들어서 나중에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평소 점잖은 분들이 마이크만 잡으면 본래 모습 잃는다"
안민석 의원은 "평소에는 점잖은 (동료 의원) 분들이 국감장에서 마이크만 잡으면 본래의 모습 잃으시고, 다시 휴게실에서는 서로들 웃는다"며 "(초선인) 저는 도대체 이게 정치인지, 쇼가 아닌지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외람되지만 꼭 말씀드려야겠다"며 "우리당이나 한나라당 어느 한 쪽만 지적하는 게 아니라 평소 모습같은 성품을 국감장, 상임위장에서도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 의원은 기자들에게도 "언론들이 정책과 대안 중심의 국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기사를 보면 정책 중심 국정감사를 진행한 의원들은 다루지 않고 정쟁 발언만 보도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 의원은 특히 한나라당 간사인 정병국 의원에 대해 "4권의 정책자료집을 냈는데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며 "여기 계신 언론인들만이라도 정병국 의원님같은 분을 잘 다뤄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언론, 정책감사 주문하면서도 정쟁 위주로 기사 쓴다"
이같은 이례적인 '야당 간사 띄우기'에 온종일 고성이 오갔던 문광위 회의장 분위기는 갑자기 화기애애해졌다. 의원들은 여러 차례 웃으면서 안 의원 발언을 경청했고 정병국 의원도 쑥스러운 표정으로 소리내어 웃었다.
한편 이에 앞서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오늘 여러 쟁점에 대해 잘못된 것은 꼬집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목소리를 높이지 말고 이성적 논리적으로 본질에 접근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민 의원은 "미국에서는 인사청문회를 할 때 인사 지명자 뒤에 가족석을 만들어 인신공격성 발언이나 심한 언쟁을 막고 정책적인 청문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은 "질문을 어떻게 할지, 목소리를 높일지 낮출지는 해당 의원이 알아서 한다"며 반박했다. 심 의원은 "인신공격인지 아닌지는 국민들과 취재진이 먼저 판단한다"며 "(의원들이 다른 의원들의 질문 방식에 대해)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도를 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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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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