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바로 따먹어도 되는 유기농 채소밭

등록 2004.10.08 17:18

수정 2007.06.15 14:56

▲ 완전 무공해 채소를 생산하고 있는 김상식씨의 유기농 채소밭 ⓒ 이돈삼

요즘 먹을거리가 정말 많아졌다. 예전엔 그냥 버렸던 것까지도 건강식품이라고 해서 구하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먹을 게 더 없다고들 말한다. 먹을거리의 종류가 부지기수로 늘었지만, 안전하지 못한 것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반증일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유기재배 농산물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안전한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웰빙’과도 맞아떨어져 가히 폭발적이다.

▲ 두리영농조합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식씨 ⓒ 이돈삼

전라남도 담양군 수북면 황금리에 있는 두리영농조합법인.

두리영농조합법인의 대표 김상식(41)씨가 지난 97년부터 가꾸기 시작한 이곳 1만5000평에 이르는 유기농 채소밭은 어느 새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아이들이 정성스럽게 채소를 길러 보고 때로는 상추잎을 따내 흙만 털어낸 다음 한 입 가득 먹어보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농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모두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유기농산물, 무농약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은 것들이다.

김 씨는 이곳에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하지 않고 골분과 어분, 깻묵 등을 발효시킨 퇴비를 만들어 뿌려준다.

병해충은 원천이 되는 나방을 없애는데 치중하고 그래도 살아남는 것은 미생물제재를 써서 퇴치한다.

▲ 밭에서 유기농 채소를 뜯어보고 있는 아이들 ⓒ 이돈삼

생산 품목은 비타민, 샐러리, 적상추, 적근대, 치커리, 청경채, 케일, 생채, 쑥갓, 신립초, 불미나리, 쌈추, 청상추 등 20여종이 넘는다.

판매는 광주지역 대형마트인 ‘텃밭’을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백화점과 친환경물류센터에서 한다. 대형 식당들의 요청으로 일부 직거래도 한다.

아파트 부녀회나 농가에서 찾아와 재배·생산과정을 견학하고 직접 수확해 가는 물량도 상당하다. 물론 인건비를 따로 빼주기 때문에 판매장에서보다 더 싸게 사갈 수 있다.

“자연에서 자라는 그대로의 녹색건강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힘들지만 유기농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긴다”는 김 씨.

그는 “유기농법이 활성화 되어야 농가도 살고 도시민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며 "농민들의 생각 못지않게 소비자들의 의식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