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광주의 피가 채 식지도 않은 80년 8월 6일 전두환 당시 국가보위상임위원장을 위해 조찬 기도회를 열고 있는 계신교계 지도자들. 이들 중 일부가 한기총 창설을 주도했다. (출처 :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선교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KBS
한기총이 걸어온 길도 민주화의 기틀과는 완전히 상반된 길이 아닐 수 없다. 89년 한기총 창설을 주도한 일부 원로들은 80년 전두환 당시 국가보위상임위원장을 위해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조찬 기도회’를 열었던 인사들이다.
그리고 한국 개신교의 권력 야합, 성장 제일주의, 목회직 세습화 문제를 비판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 '선교 120주년, 한국교회는 위기인가'를 자기 반성과 비판으로서 겸허이 받아 들이기는커녕 개신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신도들을 동원해 시위를 벌였던 단체다.
게다가 작년 8월에는 부시 미 대통령에게 한미동맹 지속과 주한미군 철수반대 등의 염원을 담은 서한을 보내 부시 대통령에게 감사 친서를 받기도 했다. 각종 시국 집회들마다 산하 대형 교회들의 신도들을 동원하는 한기총은 극단적인 숭미·반북적인 주장들을 내놓아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시대적인 조류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어 왔다. 현재 한기총은 과거 권력 유착과 비리, 친미 행위에 대한 따가운 내외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반미, 그리고 탄핵 반대 시위와는 정반대의 평가를 내리는 <조선일보>
하지만 조선일보는 한기총과 산하 대형 교회들이 조직·동원한 신도들의 외침을 마치 우리 사회 중장년층의 여론을 대변해 주는 목소리, 더 나아가 국민 전체의 민심이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시청 앞 광장 10만의 외침을 이용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조선일보의 모습은 과거 효순·미선 장갑차 사건에 항의한 국민들의 반미 시위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규탄한 탄핵 반대 시위에 대해 조선일보가 보였던 태도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당시에 조선일보는 국민들의 반미 시위를 한미동맹의 대의를 제대로 자각하지 못한 어리숙하고 충동적인 대중 감정의 발동 정도로 폄하하였다. 조선일보는 수차례 사설을 통해 반미 시위를 통한 문제 해결이 자칫 한미간 감정의 골을 깊게 하고 한미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자제를 부탁했었다.
그리고 광화문 사거리와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시위 참석자들을 가리켜 헌법재판소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헌정 질서의 중단 사태를 초래하는 위험 행동이라고까지 경고하였다.
시청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가 열리면 헌정 질서를 문란케 할 혼란 행위이고 국가보안법 수호 대회가 열리면 나라의 존망을 걱정하는 민심의 대변 행위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