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 단식에 들어간 참교육학부모회 회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권춘현 지부장(오른쪽).김현옥
- 단식 농성을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이유로 단식까지 하게 됐는가?
"이번 대입시안이 발표되면서 소문으로만 들리던 고교등급제 문제도 불거지게 됐다. 교육부는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대학에 대해 학부모들이 납득할 만한 대처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수능 9등급으로 대입을 치르겠다고 하면서도 변별력이 약화되어 내신 위주로 가겠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교육부의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때문에 학부모들이 이번 대입시안을 신뢰하지 못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대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고교간 학력 차가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냐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금의 학력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뽑는 소위 우수 대학들이 세계적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한다. 수능 성적에서 20~30점 차이가 나도 대학에서의 학습 능력에는 별 차이가 없고 오히려 포괄적으로 다양한 독서를 한 학생들이 학습 능력이 우수하다는 대학 교단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현재 대학입시는 사교육비 부담 능력에 따른 대학입시에만 유리한 학력 차만 존재하고 있다. 사회에 기여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진정한 학력차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 간 학력차가 생겼다면, 국가가 앞장서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공교육의 정상화에도 걸맞는다. 외국에서는 학교 간 학력차가 생기면 교육환경 특별지원 및 우수교사 확보 등의 지원으로 학교 간 차이를 줄인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학력차를 학교의 문제로 돌리거나 개인의 문제로만 삼고 국가가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번 고교등급제 문제만 해도 그렇다. 고교등급제를 시행한 대학은 사죄하고 당시 지원한 학생들의 원서비도 돌려주어야 한다. 정부에서도 고교등급제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교육관련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대학에서도 고교등급제나 수능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 교육부에서는 수능 9등급을, 학부모회에서는 수능을 5등급 이하로 완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수능이 폐지되길 바란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해 최소한 5등급 이하로 수능 등급을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한다. 수능이 학생들의 수학능력이나 적성을 판단할 만한 잣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여러 경로로 증명되고 있지 않은가?
지금 시행하고 있는 수능 위주의 선발 방식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평가하고 있는 교사들의 교육권과는 상관이 없다. 오로지 수능 성적 위주의 기능만을 중요시하고 그 외의 교육 내용을 도외시하는 선발 방식으로 학교 교육 정상화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수능의 기능을 최소화하고 학교 내신 위주의 학생 선발로 가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수능 9등급으로 하면 학생 선발 변별력이 약화되어 내신 위주의 선발로 가게 되어 공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분석한 결과 사실과 달랐다.
교육부 안을 보면, 수능 9등급의 분포도가 정상분포곡선을 하고 있어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전국 2~3% 내 성적에 드는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을 치를 수밖에 없다. 또한 전과목 기준 수능 등급이 아니라 과목별 등급으로 세분화시켜서, 수능 위주의 선발 방식이었던 기존의 대입시안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교육부가 진실로 수능 위주의 선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9등급 운운할 것이 아니라 교육혁신위에서 낸 원안처럼 수능 등급을 최소한 5등급 이하로 완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