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행정수도 이전 고민되네"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당원 토론회 열어

등록 2004.10.12 01:07수정 2004.10.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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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충남도당, 행정수도 이전 당원토론회 열어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행정수도 이전 당원토론회 열어김갑수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의 토론회가 지난 11일 오후 7시 천안문화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전국 시도지부 연속 토론회의 한 과정으로 특히 12일 대전에서 개최될 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행정수도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진행을 맡은 충남도지부 안병일 사무처장은 “8월 21일 도지부 대의원대회를 시작으로 전국 시도지구당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 자리가 지금까지의 논의를 모아 보고 성과물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대환 행정수도 특위 위원장
주대환 행정수도 특위 위원장김갑수
민주노동당 행정수도특위 주대환(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 위원장은 “8월 11일 정부가 행정수도 이전 예정 지역을 최종 발표함에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최고위원회와 의원단의 연석회의 자리에서 반대 입장을 결정했고, 대변인은 이에 대해 논평을 발표했다. 애초 연구원의 보고서에는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반대 기조가 아니었다. 여러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찬성이 옳다는 내용의 보고서였다.

그러나 최고의원과 의원단의 대다수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고, 만약 찬성으로 언론에 보도되면 야당으로서 시비를 걸 수 없게 되고, 계속 비판해 나가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우려해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치적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았다. 대변인의 논평 중 ‘최종당론’이란 부분이 잘못 되어서 긴급 회의를 통해 ‘최종당론’이 아님을 밝혔다. 12일 있을 중앙위원회의 상정안건을 위해 오늘 최고위원회가 있었다. 중앙위원회에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3개 안을 상정하여 당론 결정을 요청했지만 최고위원회는 4개 광역 시도지부 토론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황기룡 정책연구원
황기룡 정책연구원김갑수
이어서 황기룡 정책위원이 민주노동당의 행정수도 이전 대안 중 2안인 ‘둔산 행정수도 이전 안’에 대해 발제했다. 황기룡 정책위원은 발제문을 통해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극한적 방법을 반대하며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해야 한다는 내용의 1안은 현실성과는 동떨어진 추상성을 극복할 수 없다. 적극적 해결보다는 정치적 수사로 그칠 수밖에 없으며, 정치적 판단에서 만들었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3안, 즉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방안에 대한 기본적인 찬성 안은 당의 지향과 내용이 녹아 있지 않고, 재정과 인력, 권한의 지방 이양이 실제로 가능할지 등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황기룡 정책위원이 제안한 ‘둔산 행정수도 이전 안’은 ▲ 수도권 과밀 해소를 위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기에 수도를 지방으로 이전 ▲ 비용과 시간절감을 위해 청와대와 일부 부처를 대전 둔산으로 이전하고 ▲ 나머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산하기관을 지역별 특성에 맞게 분산시키고 ▲ 교육 및 의료ㆍ문화시설은 물론 민간분야의 지방이전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황기룡 정책위원은 둔산 이전안의 장점과 효과에 대해 첫째,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과적이며 둘째, 둔산 특별행정도시는 임시수도이기 때문에 통일수도 논란을 극복 가능하고 셋째, 정부부처 등을 지방 이전하므로 민간 분야의 이전을 가속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철한 정책연구원
박철한 정책연구원김갑수
1안 즉, ‘수도권 과밀ㆍ국토불균형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박철한 연구원은 발제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외과적 수술 방법으로는 수도권 과밀과 지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행정수도 건설의 문제점에 대해 ▲ 경제특구ㆍ기업도시 무차별 양산 ▲ 통일시대를 대비한 국가전략 부재 ▲ 농민과 수많은 생명들의 터전을 파괴 ▲ 부익부 빈익빈 현상 확대 ▲ 예산에 비해 정책효과가 불분명 ▲ 인구 50만 명 규모의 신행정수도로는 과밀화 해소 불가능 등의 요소를 지적했다.


박철한 연구원은 대안으로 ▲ 농어촌, 중소도시 등 낙후도시 우선의 사회복지ㆍ무상의료ㆍ무상교육을 선도정책으로 실시 ▲ 서울대 폐지, 국공립 대학 통폐합하여 특성화된 전국 국ㆍ공립대 네트워크 체제 구축 ▲ 생활정치, 일상정치의 관점에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 실현, 낙후 지역을 중심으로 정부부처ㆍ공공기관 분산 등의 방법을 제안했다.

안병일 충남지부 사무처장
안병일 충남지부 사무처장김갑수
민주노동당 충남지부 안병일 사무처장은 ‘조건부 공주-연기 행정수도 이전 안’인 3안에 대해 발제했다. 안병일 사무처장은 발제문을 통해 “‘서울공화국’을 해소시키는 것이 진보정당의 이념이며, 징치적ㆍ정책적 대안이다. 행정수도 이전만으로 수도권 인구 과밀이 해소될지 뚜렷하지 않고 국토균형발전 및 분권이 보장되지 않지만 행정수도 이전이 인구 과밀 해소책과 ‘서울공화국’이라는 기형적 한국 자본주의의 중앙 집중 문화를 분권과 자치라는 진보적 정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양호 충청권 대책위 집행위원장
김양호 충청권 대책위 집행위원장김갑수
이어서 충청권 대책위 김양호 집행위원장의 결과 보고가 진행됐다. 김양호 집행위원장은 “시민단체 초청 토론회와 반대 대책위를 구성한 해당 지역주민과의 대화가 예정됐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대전 등지에서 있었던 토론회는 찬성론자들만의 토론회였다. 이젠 공세적 토론회가 진행돼야 한다. 언론이 행정수도 이전 반대론에 대해선 마치 지역발전에 역행하는 역적처럼 보도하며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 않는 것은 문제다.

당론은 늦어도 내일은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교부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서 122억을 예산책정한 것으로 아는데 결정되기 전에 당론이 나와야 한다. 우린 원내 정당이다. 당론이 명확하게 결정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설득하는 작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 나갈 건지를 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발제를 마치고 각 지구당별 당원 토론회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서산-태안, 당진, 아산, 연기-공주 등 4개 지구당 관계자들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당은 조급하게 진행하지 말고 신중하게 행동해라” “실질적이고 후회 없는 대안을 제안해야 한다” “이미 결정된 상황에서 당이 그 흐름을 바꿀 순 없다” “현 시기는 행정수도 이전이 주된 담론이 될 수 없다” “지역 시민단체에게 설명할 수 있는 명쾌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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