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관 안내문 오탈자 투성이

[국감-교육위] 구논회 의원 "누구나 알 만한 말들도 틀려"

등록 2004.10.14 17:03수정 2004.10.1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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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논회 열린우리당 의원
구논회 열린우리당 의원오마이뉴스 권우성
교육과학관의 전시물 설명문에 오탈자나 비문이 많고 표현도 난해해 주요 이용대상인 초등학생의 과학적 사고 향상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논회 열린우리당 의원이 14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조사자료를 제시하며 "교육과학원 설명문에 대한 언어학자들의 감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의원은 국정감사를 준비하며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와 공동으로 서울·경기·충북·대전 등 4개 교육과학원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구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학원 전시물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내용이었지만 설명문은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구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한 설명문 문장은 "노랑턱멧새는 초지에 영소(우리말로 '집짓기')한다", "(당뇨병은) 결과적인 병발성의 난치병", "자가적 신호를 기계적으로 변환할 때의 제동이나 자성유체를 이용한 자동유체(MHD) 발전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등이었다.

구 의원은 "자녀를 데려온 부모들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정도"라며 "설명문 대부분에 난해한 표현이 한두 개씩 꼭 있었다"고 강조했다.

교육과학원 설명문의 또다른 문제점은 오탈자와 비문 사용이 다반사라는 것. 구 의원은 "최소한의 국어교육을 받았으면 누구나 알 만한 말들도 너무 많이 틀렸고, 외래어 표기는 틀린 표현이 더 많을 정도로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구 의원에 따르면, 교육과학원은 '비늘'을 '비닐'로 표기해 마치 곤충이 비닐에 싸인 것처럼 설명했다. 딱따구리는 '딱다구리'로, '꼴두기'는 '꼴뚜기'로 표현했고, '방사성 물질'은 '방사선 물질'로 써놓았다. 설명문 중에는 띄어쓰기를 잘못 쓴 "충실 해 진다"라는 표현도 나온다.


외래어 표기 오류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관 설명문에서는 '포르투갈'은 버젓이 '포루트칼'로 바뀌어있고, '아날로그'와 '프레온 가스'는 각각 '아나로그' '프레온까스'로 잘못 적혀 있었다.

설명문 중에는 사실적 오류도 더러 발견됐다. 고생대 공룡 디메트로돈을 중생대에 번성했다고 적었거나 원시 지구의 탄생시점을 '46억년 전'과 '46년 전'으로 서로 다르게 적어놓은 것이다. 구 의원은 "표기 중심으로 살펴본 조사인만큼 학계 전문가들이 곰꼼히 감수할 경우 더욱 많은 사실적 오류가 발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학교 화장실 수준은 전국 꼴찌"

또한 구 의원은 이날 경상북도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경상북도 학교 화장실 수준이 전국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구 의원이 실시한 교육환경 개선실태 분석에 따르면,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경북도내 초·중·고교는 84곳으로, 도내 학교의 7.5%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1.38%)의 6배 가까이 되는 수치이며,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전국 초중고교(156곳)의 절반을 넘어선다.

경북은 재래식과 수세식을 겸하고 있는 학교도 325곳(29%)나 된다. 수세식 화장실만 사용하는 학교는 711교로 63.5%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91.33%)에 비해 대단히 낮은 비율이다.

또한 화장실이 재래식임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소독율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교육청이 하절기 화장실 소독을 주 2회 이상 실시한 학교수는 365개교로 32.6%에 불과했는데, 이는 전국 평균(56.7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구 의원은 "초등학교의 경우 아이들의 면역력이 중고등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강조하며 "당장 모든 학교의 화장실을 개선하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적어도 소독은 철저히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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