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탄핵얼짱'으로 유명한 김진정회씨가 15일 저녁 '조선일보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한 민간법정'에 조선일보측 변론을 맡았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3월 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가결에 반대하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는 미쳤다'는 마스크를 쓰고 침묵시위를 벌이던 얼굴이 있었다. 동그란 얼굴의 20대 여성. 이후 <오마이뉴스> 등의 보도로 유명해진 그녀는 '탄핵 얼짱'이 돼 버렸다. 그 뒤 <시민의 신문>에서는 그녀를 '탄핵 얼짱'으로 단독 인터뷰를 하기까지 했다.
이날 조선일보 친일반민족행위 민간법정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녀는 김진정회. 현재 성균관대 학생이다. 김진씨는 민간법정에서 조선일보 변론을 맡는 변호인으로 당당하게 법정에 섰다. 탄핵반대를 외치던 김진씨가 조선일보 변호를 맡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 이번 민간법정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원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회원이다. 민간법정 추진위원으로도 참여했는데 변호인을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조선일보의 친일행위를 '까발리는' 역할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조선일보를 변호하는 역할이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한번 한 약속인데 지켜야지...”
- 조선일보사를 변호해보니 어떤가.
“잘 해보려고 했는데... 조선일보가 일왕으로부터 하사품을 받은 것에 대해 스스로 자랑했던 사실 등은 사실 이번 법정에서 처음 알았다. 그런데 그런 것만은 변호하기가 너무 힘들더라”
- 실제로 변호사가 되어 조선일보로부터 변론을 의뢰 받는다면?
“지는 재판이기 때문에 절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 민간법정에서는 일사부재리와 형평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을 설득해 배심원 중 무죄를 주장하는 사람이 한 두 명 정도 나오게 하려고 노력했다. 정말 고민 많이 했는데 결과가 만장일치로 유죄판결이 나와 좀 그렇다.”
- 논리적으로 수긍은 되는가.
"당연히 수긍은 안되지만 조선일보 변호인으로서 부단히 생각을 개조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변호 중 동아일보가 친일 했다는 것을 밝힌다고 해서 조선일보의 죄가 덮어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변호하기가 어려웠다. 조선일보 입장에서 보면 어느 정도 수긍되는 측면도 있는데 '조선일보만 잘못했느냐'는 해명은 수용하기 힘들다. 동아일보도 친일하고 다 같이 친일했으면 다 같이 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 만약 현실 법정에서 이런 사건이 재판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 같은가.
“당연히 유죄가 나올 것 같다. 일반적인 헌법 상식만 갖고 있으면 당연히 유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선일보 자체가 ‘거대한 입’이기 때문에 그걸 자꾸 정치적 음모라고 몰고 가고 있다. 오늘 법정에서처럼 '정부와 권력에 대한 비판적인 정론지이기 때문에 탄압을 받고 있다’는 조선일보 목소리에 묻혀서 문제가 크게 표출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조선일보 문제는 간단한 문제이다. 친일과 반민족적 과거를 가진 언론사가 민족을 팔아 축적한 부로 독과점을 형성하고 전횡을 일삼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 조선일보에 권고사항이 내려졌는데 조선일보에 대한 당부가 있다면.
“이번에 내려진 권고사항은 자기가 한 행위에 대해 스스로 직시하고 사죄하라는 것일 뿐 뭔가 큰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내가 만약 조선일보의 사장이라면 과거를 인정하고 사죄하겠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언론에게 더 큰 이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서 권고사항을 지키면 지금처럼 2년마다 이런 일로 귀찮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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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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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2명은 무죄 선고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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