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가는 길이 이렇게 쉽구나

내가 본 미국(7)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기

등록 2004.10.18 12:39수정 2004.10.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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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동부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길은 간단하다. 다리 하나를 건너서 입국 심사만 통과하면 바로 캐나다 땅이다. 다른 나라에서 미국 들어가는 길은 너무나 힘들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 반면, 캐나다와의 접경 지역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넘나드는 일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

캐나다 국경을 넘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바로 드넓은 포도와 사과 재배 농장들이다. 복숭아, 자두, 체리 등을 재배하는 농업 지역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과연 캐나다가 농업 국가임을 느낄 수 있는 공간들이 많다.


a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길목의 포도밭

미국에서 캐나다로 넘어가는 길목의 포도밭 ⓒ 강지이

캐나다의 포도 농장들은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남동부의 접경 지역에 꽤 넓게 분포해 있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포도들은 특히 얼렸다 녹으면서 발효되는 과정을 거쳐 '아이스 와인'으로 제조된다.

캐나다 산 아이스 와인은 독특한 제조 과정 덕분에 프랑스 산의 떫으면서 쌉싸름한 맛이 없고 달콤한 맛만 남아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이스 와인의 경우 포도만이 아니라 복분자(라즈베리) 와인, 사과 와인 등 다양한 과일로 제조가 가능하다.

미국과 가까이 있는 캐나다의 유명한 도시로는 캐나다의 수도인 오타와와 한인 사회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토론토를 들 수 있다. 문화의 도시라는 별칭만큼 토론토의 구석구석은 꽤 볼만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토론토에는 굉장히 큰 규모의 차이나 타운이 조성되어 있고 한인들도 많이 산다. 그만큼 다문화주의를 추구한다는 뜻인데, 그래서인지 외국인에 대해서도 매우 친절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캐나다 200여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 도시에서 가장 가볼 만한 곳들은 아무래도 몇 개의 박물관, 미술관과 건축물이 아름다운 시청,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탑인 CN타워 등이 있다.


a 대규모의 차이나 타운

대규모의 차이나 타운 ⓒ 강지이

토론토는 인디안어로 '만남의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몬트리올이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의 중심지라고 한다면, 토론토는 과거 프랑스의 지배에 있다가 영국의 탈환으로 오랜 기간 영국계 캐나다인들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다.

로케트 모양의 CN타워는 그 길쭉하고 뾰족한 모양과 세상에서 가장 높은 탑이라는 이유로 유명하다. 미국 버팔로 방향에서 토론토로 진입하는 고속도로 어느 곳에서든지 눈에 띄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목이 아플 정도이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 명물로 자리잡은 듯한 모습이다.


a 멀리서 바라본 씨엔 타워

멀리서 바라본 씨엔 타워 ⓒ 강지이

a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은 씨엔 타워 근경

목이 아플 정도로 높은 씨엔 타워 근경 ⓒ 강지이

CN타워와 함께 토론토의 상징이 되고 있는 현대적 감각의 시청 건물은 1965년 핀란드의 건축가 빌리오 레벨(Vilip Revell)이 설계한 작품이라고 한다.

신시청과 함께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하는 구시청의 붉은 벽돌과 귀여운 모양의 조각들도 볼 만하다. 기둥에 붙어있는 다양한 얼굴 표정의 조각들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모양으로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

구시청과 신시청 사이에는 넓은 광장이 있다. 이 광장은 모두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어 공연장을 설치해 놓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특히 분수가 독특한데, 겨울에는 이곳에서 무료로 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다고 한다.

a 현대적 감각의 신시청 건물

현대적 감각의 신시청 건물 ⓒ 강지이


a 신시청과 공존하는 구시청 건물

신시청과 공존하는 구시청 건물 ⓒ 강지이


a 시청 앞 공연장의 모습

시청 앞 공연장의 모습 ⓒ 강지이

시청 주변에는 우리 나라의 명동과 같은 쇼핑 거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거리 풍경은 뉴욕이나 명동처럼 복잡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엄청난 주차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이며 심지어는 미국에서 온 차량에까지 주차 딱지를 붙일 정도이다.

토론토에서는 영국적 산물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영국의 상징인 기마 경찰이나 영국식의 건축물 등은 흔하게 볼 수 있는 토론토의 풍경이다. 그렇다고 하여 토론토를 완전히 영국적이라 할 수는 없다.

엄청나게 커다란 규모의 차이나 타운과 한인타운, 현대적인 건물들과 과거 영국식 건물들의 조화, 그리고 캐나다 고유의 문화를 형성하려고 하는 노력 등은 토론토만의 독특한 특징이다. 이런 특징들이 이곳저곳에 숨어 있기에 토론토를 많은 사람들이 즐거운 도시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a 붉은 색의 구시청 건물 외관

붉은 색의 구시청 건물 외관 ⓒ 강지이


a 독특한 모양의 구시청 건물 기둥

독특한 모양의 구시청 건물 기둥 ⓒ 강지이


a 웃는 얼굴이 새겨진 기둥 상반부

웃는 얼굴이 새겨진 기둥 상반부 ⓒ 강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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